경기 부진에 한국 부자 증가세도 '위축'

[이혜경기자] 경기 부진이 부자 증가세도 위축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보다는 증가세가 호전됐지만 과거 평균보다는 낮게 나타났다.

8일 KB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1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말 기준으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국내 부자는 약 18만2천명으로 추정됐다. 전년의 16만7천명에 비해 약 8.7%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부자 수 증가율(전년 대비)은 2013년의 2.5%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나, 2008~2014년 연평균 증가율(CAGR) 13.7%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연구소는 "이는 낮은 예금금리, 박스권에 갇힌 주식시장, 내수경기 부진 등이 지속되며 보유자산의 투자성과가 과거에 비해 낮아진 영향"으로 해석했다.

이들 한국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약 406조원(1인당 평균 22억3천만원)으로 추정됐다. 전체 국민의 상위 0.35%가 가계 총 금융자산의 14.3%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적으로는 한국 부자의 45.2%가 서울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낮아지고 있고 서울 내에서 강남3구의 비중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지역적 쏠림 현상이 점차 약해지는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경제 상황과 관련해 한국 부자들은 저성장·저금리의 추세가 지속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따라 원하는 투자 수익률을 얻기가 과거에 비해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인식했다.

국내 부동산 경기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보다 긍정적 인식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나, 앞으로 부동산 투자를 통해 과거와 같은 높은 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혜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불황 무색' 작년 부자 숫자 15% 늘었다

• 빌 게이츠, 20년 연속 美 최고 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