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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수 늘리는 정부 vs 한숨 짓는 호텔업계


업계 "공실률 늘어나 수익악화 우려"…비수기 대책 방안 마련 촉구

[장유미기자] 호텔업계가 최근 발표된 정부의 호텔 공급 확대 전략을 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부가 투자 활성화 대책에 따라 오는 2017년까지 호텔 객실 5천 개를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호텔들은 이미 공실률 증가 상태인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3일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연도별 서울 시내 호텔 객실 점유율은 지난 2011년 80.7%를 기록한 이후 2012년 78.9%, 2013년 75.2%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객실 수는 지난 2011년보다 2013년에 47만2천92개가 늘었지만 이용률은 더 떨어졌다.

호텔업계는 지난 2012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일본인과 중국인의 한국 방문이 몰리면서 호황기를 맞았다. 당시 쇼핑보다 좋은 숙박시설을 원하는 일본인들은 특1급 호텔을 주로 이용했고 저렴한 숙소를 찾는 중국인들은 비즈니스호텔이나 모텔,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객실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던 것.

업계는 그러나 한·일 양국 간의 외교갈등과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일본인 관광객은 매년 급감, 상황도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2012년 9월 이후 일본인 관광객수가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특1급 호텔 투숙률도 함께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강남 한 특1급 호텔은 지난 2011년 객실 점유율이 73.2%까지 치솟았지만 2012년 70.6%, 2013년 61.7%로 급감했다. 또 지난 해 역시 62.9% 정도로 예전 수치를 회복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은 시설투자와 인건비 비율이 높아 객실 점유율이 70~80%가 유지돼야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본다"며 "객실 점유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중소 호텔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인 방문객이 줄고 중국인이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10만 원대 중저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며 "이같은 추세라면 30만원대 특1급 호텔들의 공실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안 그래도 공실률 상승으로 힘든 상황에서 정부의 객실 수 증가 발표는 더 큰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세와 이들의 호텔 이용률을 볼 때 객실 수가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다는 게 정부 판단인 반면 현실은 방이 남아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해외 관광객은 연평균 12% 증가했으나, 관광호텔 객수는 4.3%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급증한 관광객에 비해 객실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지만 지난 해 호텔 객실 점유율은 서울 60%, 지방 30~4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탓에 업계는 정부의 객실 수 5천 개 확충안이 너무 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도 언제까지 유지될지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국가의 관광객들이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관광 상품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한국 방문을 유도하는 게 급선무"라며 "비수기 시즌에 대한 대비책도 없이 객실 수만 늘리는 것은 호텔 간의 경쟁만 심화, 결국 업체들의 경영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실물 경제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당장의 상황만 보고 정책을 발표한 것 같아 아쉬운 점이 많다"며 "객실 수가 증가하면 업계 경쟁이 치열해져 고객들의 서비스 질은 높아질 수 있지만 호텔산업 전반에는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을 타지않고 각 호텔들이 꾸준히 잘 되려면 중국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호텔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한국 관광 상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여러 국가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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