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90단 이상의 낸드플래시 양산 행렬에 SK하이닉스가 합류했다. 삼성전자, 웨스턴디지털·도시바메모리에 이은 3번째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CTF(Charge Trap Flash)와 PUC(Peri Under Cell)를 결합한 4D 낸드(이하 '4D 낸드') 구조의 96단 512기가비트 TLC(Triple Level Cell)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해 연내 초도 양산에 진입한다고 4일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우선 이천M14 공장에서 해당 제품을 생산하고,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지난 10월 준공한 M15 공장에서도 96단 4D 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12기가비트 낸드는 칩 하나로 64GByte(기가바이트)의 고용량 저장장치 구현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SK하이닉스의 4D 낸드는 기존 일부 업체가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 셀(Cell) 구조에 PUC를 결합한 방식과 달리,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대부분 업체가 3D 낸드에 채용 중인 CTF 셀 구조와 PUC 기술을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특성이 우수한 CTF 기반에서는 최초로 PUC를 도입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생산성을 동시에 구현한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 제품을 'CTF 기반 4D 낸드플래시'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CTF 기술은 기존 2D 낸드에서 주로 채용했던 플로팅 게이트의 한계를 극복한 기술이다. 셀간 간섭을 최소화해 성능과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했으며 현재 국내 업체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주요 낸드플래시 업체들이 채용 중이다. PUC 기술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 영역 하부에 셀 작동을 관장하는 주변부(Peri) 회로를 배치하는 기술로, 아파트 옥외주차장을 지하주차장으로 구조 변경해 공간효율을 극대화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 제품은 72단 512기가비트 3D 낸드보다 칩 사이즈는 30% 이상 줄었고, 웨이퍼당 비트(bit) 생산은 1.5배 증가했다. 또 한 칩 내부에 플레인(Plane)을 4개 배치해 동시 처리 가능한 데이터(Data Bandwidth)를 업계 최고 수준인 64KByte(킬로바이트)로 2배 늘렸다.
또 기존 3D 낸드 대비 4D 낸드의 장점인 작은 칩 사이즈를 활용해 스마트폰용 모바일 패키지에 탑재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그 결과 SK하이닉스의 96단 512기가비트 4D 낸드 1개로 기존 256기가비트 3D 낸드 2개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다고 SK하이닉스 측은 밝혔다. 이 제품의 쓰기와 읽기 성능은 기존 72단 제품보다 각각 30%, 25% 향상됐다. 전력 효율은 150% 개선됐다.
◆96단 낸드 적용 소비자용 SSD 연내 선봬…차세대 128단도 개발 중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FMS(Flash Memory Summit) 기조연설을 통해 4D 낸드 기반의 차세대 낸드플래시 솔루션을 적기에 출시하며 시장 대응력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선 96단 512기가비트 4D 낸드로 자체 개발 컨트롤러와 펌웨어를 탑재한 최대1TByte(테라바이트) 용량의 소비자용 SSD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72단 기반 기업용 SSD도 내년에 96단으로 전환해 기업용 SSD 사업 및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차세대 스마트폰에 채용 예정인 UFS(Universal Flash Storage) 3.0 제품도 자체 컨트롤러와 펌웨어를 탑재해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등 차세대 모바일 솔루션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96단 512기가비트 4D 낸드로 구성되며 현재 모바일 시장의 주력인 256기가비트 낸드 기반 제품 대비 성능과 전력 효율이 향상된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96단 4D 낸드 기반의 1테라비트 TLC와 QLC(Quad Level Cell) 제품도 내년 중 출시 예정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커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SSD 시장점유율(수량 기준)은 지난해 2분기 5.6%에서 올해 2분기 9.9%로 증가했다. 특히 기이번에 개발한 96단 4D 낸드로 향후 기업용 SSD를 포함한 솔루션 경쟁력을 한층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정태 SK하이닉스 NAND마케팅 담당 상무는 "향후 개발 플랫폼이 될 CTF 기반 96단 4D 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사업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연내 초도 양산을 시작하고, 향후 최근 준공한 M15에서도 본격 양산에 돌입해 고객 요구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96단 4D 낸드와 동일한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128단 4D 낸드 제품을 동시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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