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달의 연인', 클립만 있고 드라마가 없다


장면 장면은 훌륭한데 전체적인 짜임새 아쉬워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장면 장면은 눈길을 끄는데 전체적인 짜임새가 아쉽다. '달의 연인'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라 '달의 연인')는 지난 4일 13회가 방송됐다. 종영까지는 7회가 남았다. 중반을 넘어 종반을 향하고 있는 '달의 연인'은 클립만 있고, 그걸 엮어주는 짜임새와 전체를 이끌어가는 이야기가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달의 연인'은 최근 시청률이 상승하며 8%대까지 올라섰지만,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경쟁작 '구르미 그린 달빛'이 기록한 시청률 18%~20%에는 크게 못미친다. 방송 전 이준기, 강하늘을 비롯한 꽃황자들의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았고 대대적인 홍보를 한 것을 생각하면 대단히 실망스러운 수치다.

반면 방송분 중 일부 장면들을 짧게 모아놓은 클립은 인기다. 전체 구독자수는 '구르미 그린 달빛'의 6.5만 명에 못 미치는 4.5만 수준이지만 전체 재생수가 '구르미 그린 달빛'과 비슷하다.

'달의 연인'은 사전제작 드라마로 모든 장면들에서 공을 들인 티가 난다. 수려한 영상미로 호평을 받아온 김규태 감독은 이번에도 명장면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스와 액션신들은 클립을 찾아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는 빈약하다. 13회까지의 이야기는 황자들 대부분이 해수에게 푹 빠졌고 결과적으로 왕소(이준기), 왕욱(강하늘), 해수(아이유)가 삼각관계를 이뤘다고, 또 황제 왕건(조민기)이 죽고 권력 재편이 이뤄졌다는 것 정도다.

퓨전 사극이라고는 하지만 사극의 가장 큰 흥미 요소는 정치다. 하지만 '달의 연인'은 왕건의 죽음과 그 과정에서 벌어진 황권다툼을 긴박하게 그려내지 못했다. 고려시대 황궁의 디테일한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고, 치열한 수싸움도 없다.

엄마인 황후 유씨(박지영)를 등에 업고 황권을 노리던 3황자 왕요(홍종현)는 방송 초반부터 가장 악랄한 캐릭터로 등장해 왕소, 왕욱과 팽팽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였지만 별다른 존재감 없이 눈을 부라리기만 하다 죽고 말았다.

현대에서 온 해수는 가장 흥미로운 설정이지만 이 역시도 극적인 장치가 되지 못하고 있고 아기자기한 재미를 유발하지도 못했다. 현대에서 쓰던 단어 몇 개와 이모티콘 그림으로 황자들을 당황시킨 것, 그리고 화장품을 만들어 왕소의 상처를 가려준 게 전부다.

방송 초반 해수는 현대에서 최지몽(김성균)을 만났던 것을 떠올렸고, 최지몽은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 궁금증을 유발했다. 하지만 이후 비밀스러운 최지몽을 활용한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저 황궁에서 입김이 좀 센 인물로만 그려지고 있다.

각 상황들을 엮어가는 힘도 부족하다.

지난 13회에서도 그런 부분이 여실히 드러났다. 왕요는 역모를 꾀하다 황궁 내에서 수많은 병사들 앞에서 체포됐다. 하지만 이후 장면에선 갑자기 산속에서 도주를 하다가 결국 왕소의 칼에 베이고 벼랑에서 떨어져 죽었다. 그 과정은 생략됐다.

뜬금없는 왕요의 도주로 인해 벼랑 끝에서의 화려한 액션신과 그 이후 왕소가 해수의 품에서 '형을 베었다'며 우는 히트 클립이 만들어졌지만 전체적인 짜임새에서는 마이너스가 됐다. 왕욱의 '이중 배신'도 꽤 흥미로운 설정이지만 과정이 모두 생략된 채 밋밋하게 그려졌다.

'달의 연인'은 권력구조가 바뀌면서 새로운 갈등이 예고된 상황이다. 또 왕소에게 마음이 기운 해수와 이를 질투하는 왕욱의 '흑화'는 로맨스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달의 연인'에서 향후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달의 연인'은 중국에서 조회수 10억 뷰를 넘어서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 국내에서도 시청률 침체기를 지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달의 연인'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남은 7회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스토리 전개가 필요하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달의 연인', 클립만 있고 드라마가 없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