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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 지표 'ARPU', 데이터 시대엔 안맞아"


유안타證 "통신사별 ARPU 발표 기준 다르고 변화도 반영도 못해"

[이혜경기자] 통신서비스업체의 매출액을 가늠하는 지표였던 가입자당 매출액(ARPU)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유안타증권의 최남곤 애널리스트는 "ARPU가 매출증가율과 전혀 다른 방향성을 보이고 있어 적어도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ARPU와 관련한 문제로 두 가지를 거론했다.

첫째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가 발표하는 ARPU의 셈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ARPU 계산식에서 분자는 이동전화 수익, 분모는 가입자수인데, 통신사마다 적용되는 가입자수 기준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미래부에서 발표하는 무선 관련 가입자는 휴대폰, 사물인터넷, 와이브로(Wibro), 알뜰폰(MVNO), 기타회선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가입자에 MVNO 포함 기준(휴대폰+사물인터넷+MVNO), MVNO 제외 기준 ARPU(휴대폰+사물인터넷)를 발표하고, KT는 MVNO 제외 기준 ARPU만 발표하고 있다.

최 애널리스트는 "통신 3사가 공통적으로 발표하는 알뜰폰(MVNO)을 제외한 ARPU를 볼 경우, MVNO 가입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MVNO에 의해 기여되는 매출액은 커지는 반면, 분자인 가입자는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ARPU는 자연스레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MVNO에 대한 비중은 3사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데이터가 왜곡될 소지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셈법 기준으로는 MVNO 비중이 크면 클수록 ARPU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로는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와이브로 관련 매출액을 이동전화 수익에 반영시킨다는 점을 들었다. 이는 분모와 분자의 기준을 더 달라지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최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ARPU가 통신업 투자의 핵심 지표로 인정 받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ARPU에 대한 통신 3사의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통신사들이 발표하는 ARPU가 저마다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최 애널리스트가 미래부의 가입자 통계를 기반으로 새로 ARPU를 계산해본 결과, 기존 통신사 발표 ARPU에 비해 매출액과 좀더 일치하는 방향성을 나타냈다고 전했다(이동전화 수익/'휴대폰+MVNO+와이브로').

그는 새로 계산한 ARPU를 분석한 결과, 통신 3사의 ARPU가 예외 없이 지난 2015년 2분기를 정점으로 3분기부터 하락 추세였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SK텔레콤의 경우에는 이러한 하락이 2분기부터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는 LTE 사이클의 둔화에 MVNO와 새로운 기기(태블릿PC 등) 확대에 따른 질적 저하가 더해진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 데이터에 의하면 지난 3분기와 4분기에 KT만 ARPU가 상승했다고 보는 시각은 옳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애널리스트가 미래부 가입자 통계를 바탕으로 새로 계산한 통신사 ARPU를 보면, ARPU가 가장 높은 회사는 3만4천984원을 나타낸 LG유플러스였다. 이어 SK텔레콤이 3만1천211원, KT는 2만9천407원이었다.

◆ARPU, 데이터 시대에는 맞지 않는 지표

최 애널리스트는 "ARPU는 이동전화가 보급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후 부각된 지표로, 스마트폰과 LTE가 보급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했고, ARPU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에는 절대적인 의미를 지닌 투자 지표로 활용됐지만, 이제 모바일 세상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와 투자자들이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등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시대에 ARPU는 이러한 변화를 대변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라는 가입물이 증가하면, 이동전화 매출액(현재는 사물을 이동전화 가입자로 인식)은 커지게 되지만, 이런 과정에서 ARPU는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자율주행차로부터 파생되는 ARPU는 스마트폰에 비해 낮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뉴 디바이스에 의한 수요가 커지게 되면 통신업종에는 상당한 호재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ARPU라는 지표에만 초점을 맞춘 투자 전략으로는 이러한 새로운 변화로부터 파생되는 투자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미 전체 모바일 가입자 가운데 사물인터넷과 MVNO 비중은 매우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고, 그 비중은 이미 무시 못할 수준까지 올라온 상황이라며, 현재 모바일이 처한 시대적 상황에서는 ARPU의 하락이 당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지난 4년 간 3사의 ARPU 순위는 우리가 이해하는 수준 이상으로 지각 변동을 겪었다"며 "만약 이렇게 새로 환산한 ARPU에 대해 신뢰를 보내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적어도 매출 증가율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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