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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선고 받은 이재현 회장, '집유' 받을까


변호인 "유전병·신장이식 거부 반응, 최장 10년 밖에 못살아"

[장유미기자] 1천600억 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파기환송심에 참석해 경영 복귀와 사업보국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 회장은 10일 오후 4시 서울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에 힘든 몸을 이끌고 참석해 떨리는 목소리로 최후진술에 임했다. 이날 이 회장은 약한 감기 증세를 보여 두터운 회색 코트를 걸치고 털모자를 쓴 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에서 재판에 참석했다.

이 회장은 "모든 게 제 탓"이라고 운을 뗀 후 "건강을 회복해 선대 유지인 사업보국과 미완성의 CJ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사 재판장님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며 한 마디 한 마디를 힘겹게 이어갔다.

이날 이 회장은 1년 2개월 만에 병원을 벗어나 구급차에 실려 서울고법으로 외출에 나섰다. 항소심 때보다 3kg 가량 살이 붙어 현재 52kg 정도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앙상한 뼈와 수척해진 모습을 드러내 오랜 투병생활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8월 만성신부전증으로 부인인 김희재 씨의 신장을 이식 받았으나 초기 관리가 중요한 1년간 구치소에 수감되는 등 여러 일로 신장 기능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지난 4월부터 이식 받은 신장의 거부반응이 나타나면서 면역억제제를 과다하게 투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 회장은 근육이 서서히 위축되는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 투스(CMT)를 앓고 있어 건강 회복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이 회장의 건강에 대해 "신장 이식의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투여하는 면역억제제가 말초신경을 없애는 역할을 해 CMT 증상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며 "CMT로 근육이 손실되면서 신장기능도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50대가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을 시 평균 수명은 12년에 불과하다"며 "이 회장은 2년간 초기 관리 실패로 사실상 10년도 채 안되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악화된 건강으로 인해 장남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아버지인 이맹희 회장의 장례를 직접 치르지 못해 자괴감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 회장의 어머니인 손복남 고문은 지난 7월 쓰러진 후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건강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이 회장이 1천600억 원 상당의 횡령·배임·탈세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지만 재판 과정에서 대부분 무죄가 선고된 점을 들어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감형이나 집행유예 등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조세포탈·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2013년 7월 구속 기소됐으며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또 대법원에서는 일본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벌어진 일부 배임 혐의에 대한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고 파기환송했다.

이날 공판을 진행한 서울고법 형사 12부(부장판사 이원형)는 오는 12월 15일 오후 1시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312호에서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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