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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대우증권 인수전, 관전포인트는?


KB금융·미래에셋·한국투자, 누가 인수해도 1위 증권사로 점프

[이혜경기자] 산업은행 자회사인 대우증권 인수전이 드디어 개시됐다. 지난 2일 산업은행에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총 4곳이다.

이번 인수전은 그 결과에 따라 증권업계 판도를 단숨에 바꿔 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려 있다.

대우증권은 작년에 NH금융그룹에 인수된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이후 시장에 나온 초대형 매물이다. 대우증권의 시가총액은 3조7천407억원으로, 상장된 증권사 중 시총이 가장 크다(11월3일 종가 기준). 자본금 규모는 1조7천39억원이다.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한 금융 3사 중 한 곳이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다면, 어디가 됐든 단숨에 증권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게 된다.

산업은행은 대우증권을 산은자산운용과 패키지로 묶어서 매각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패키지로 묶인 대우증권과 산은운용의 가치를 2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수전 참여업체들이 모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매각가격은 이보다 꽤 높아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증권 인수 노리는 금융사들, 주요 포인트는?

예비입찰 제안서를 낸 4곳은 제각기 나름의 이유로 모두 이번 인수전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KB금융의 경우, 주요 금융그룹 가운데 계열 증권사가 유일하게 중소형사 수준에 머물고 있어 대우증권 인수에 대한 목마름이 간절하다고 할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앞서 투자은행(IB)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인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해 KB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연결 기준 자본금 1조2천970억원), NH투자증권(1조5천313억원) 등 대형증권사를 거느린 다른 주요 금융지주들에 비해 금융투자 계열사 규모가 작아 고민이 크다. KB투자증권의 자본금은 1천579억원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그룹 내 은행 비중이 높은 KB금융으로서는 대우증권 인수시 단숨에 증권업계 1위로 올라서는 것은 물론, 그룹 내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이점도 얻게 된다. 올해 KB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1조 3천517억원)을 계열사별로 비중을 나눠보면 은행의 순이익(9천640억원)이 전체 순이익의 67%나 차지하고 있다. 증권의 순이익(480억원)은 3% 비중에 그치고 있다. 은행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카드의 순이익(2천850억원) 비중은 20%다.

올해 대우증권의 연간 예상 순이익은 약 3천695억원(증권사 애널리스트 전망치 평균)으로, 만일 KB금융이 인수하게 되면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단숨에 이뤄지게 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월에 일찍이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선 상태다. 10월말에 확정된 유증 금액은 총 9천560억원으로, 11월내 우리사주와 구주주 참여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2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증권 패키지의 예상가격보다는 유증 금액이 작아 미래에셋증권은 추가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펀드 판매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미래에셋은 자산운용 및 자산관리에 특화된 증권사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투자은행(IB)에 강한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금융투자사업에서 상호 보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을 인수해 합병하게 되면 기존 미래에셋증권의 연결자본금 2천198억원에 대우증권 연결자본금 1조7천39억원을 합해 초대형사로 재탄생하게 된다. 특히 대우증권이 보유한 해외네트워크도 덤으로 10개국 이상 추가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도 만만치 않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옛 동원증권과 옛 한국투자신탁증권이 합병해 출범한 한국투자증권(연결자본금 1천756억원)을 거느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대우증권과 합병하게 되면 1위 증권사로 저만치 앞서게 된다.

다만,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에도 카카오뱅크 컨소시엄 소속으로 참여한 터라, 대우증권 인수전에 역량을 쏟을 수 있을 것인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영입 성공시 대우증권 노조도 다크호스 가능성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을 이끌고 있는 대우증권 노동조합도 무시할 상대는 아니다. 종업원지주회사 형태로 대우증권 인수를 노리고 있는 대우증권 노조는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와 활발히 접촉중이다. 투자자를 잘 잡을 경우 충분히 인수가 가능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중국 등 외국계 투자자의 참여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예비입찰서를 검토한 후 본입찰 적격자를 골라내 대우증권에 대한 예비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내달 초에 본입찰을 실시하고, 12월말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추가 상세실사, 가격 협상 등이 이뤄지게 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대우증권 인수전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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