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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번진 면세점 4파戰, 왜곡된 경쟁 심화


평가 항목서 '상생' 비중 높아…'물류' 등 운영 관련 항목 집중도 낮아

[장유미기자] '황금 티켓'으로 불리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업체들의 '상생' 경쟁에서 총수들의 '자존심'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이르면 다음주 시내 면세점 특허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수성'에 빨간불이 켜진 롯데와 면세 사업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두산은 그룹 총수들이 사재까지 출연하며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신세계와 SK는 총수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2천억 원이 넘는 통큰 상생 자금을 내걸고 서울 시내 면세점 쟁탈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나선 곳은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신세계, 두산, 형지 등 5개 기업이다. 이 중 형지는 오는 12월 15일에 특허권이 만료되는 부산 신세계 조선호텔 면세점을 두고 신세계와 경쟁을 벌인다.

또 이번에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 쟁탈전에 참여하는 업체는 '수성전'을 펼치는 롯데, SK네트웍스와 신규로 도전하는 신세계, 두산 등 4곳으로, 이들은 모두 '상생'과 '사회공헌'을 앞세워 여론 몰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면세 특허가 만료되는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사업권을 지켜내야 하는 롯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사재 100억 원을 출연하고, '상생 2020'을 발표하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

먼저 롯데는 신 회장이 낸 100억 원을 초기 자본금으로 청년창업 활성화 지원을 위한 투자법인(가칭 '롯데 엑셀러레이터')을 내년 초에 설립하고 1천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한다.

또 5년간 1천500억 원을 투입하는 '상생 2020'을 앞세워 ▲중소·중견 기업과의 상생 ▲취약 계층 자립 지원 ▲관광 인프라 개선 ▲일자리 확대 등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추진한다.

이번 동대문 두산타워를 입지로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며 면세 사업 진출을 선언한 두산은 총수인 박용만 회장까지 지원사격에 나서며 사업권 획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6일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 참석해 이 재단의 초기 재원으로 그룹과 함께 각각 100억 원을 내놨다.

또 지난 12일에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면세점 사업권 획득 시 영업이익의 최소 10%를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공약을 내걸었다. 두산 측이 향후 5년간 5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에 따르면 두산은 5년간 최소 5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역시 면세 사업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실무는 해당 계열사가 전담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돕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반면 신세계와 SK네트웍스는 이번 면세점 쟁탈전에서 승리할 시 롯데, 두산이 약속한 것보다 더 많은 상생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이들에 맞서고 있다. 신세계와 SK네트웍스는 상생자금으로 각각 2천700억 원, 2천4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을 입지로 내세운 신세계는 향후 5년간 530억 원을 투자해 ▲전통시장 활성화 ▲한류특화 클러스터 조성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미디어 파사드 아트 조명쇼 등 관광시설 및 콘텐츠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도심관광을 활성화시켜 외국인 관광객 수를 2020년까지 1천700만 명으로 늘리고 14만 명의 고용창출과 총 7조5천억 원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는 방침이다.

또 본점 신관 맞은편 메사빌딩에 1만200㎡ 규모의 '국산의 힘 센터'를 설치해 중소·중견기업의 우수 국산품을 수출하는 '전초기지'로 만들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SK네트웍스는 다음달 16일에 특허가 만료되는 워커힐 면세점 수성과 함께 롯데 월드타워점을 노리고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을 입지로 내세워 추가로 입찰에 참여했다.

이곳은 동대문과 워커힐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게 되면 오는 2020년까지 두 곳에서 총 2조6천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또 총 2천400억 원의 상생자금 외에도 면세점 영업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네트웍스는 '11대 상생 과제'를 내세워 ICT 역량을 기반으로 지역상생, 중소상생, 관광 인프라 구축에 나서 지역 상권 발전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은 "동대문과 워커힐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면 이 같은 전략을 통해 향후 2020년까지 총 7조 원의 경제유발 효과뿐만 아니라 총 6만7천 명의 고용창출효과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5년 후 국내 3대 메이저 면세사업자로 성장함과 동시에 동부권 관광벨트를 조성, 연간 1천87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도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각 업체들이 '상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면세점 특허권 심사 시 평점 1천점 가운데 300~450점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세부적인 평가 항목으로는 ▲기업이익의 사회환원과 상생협력을 위한 노력 150점 ▲중소기업 지원방안의 적정성과 지역경제 발전 기여도 150점 ▲지역 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한 노력도 주변 환경요소 150점 등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각 업체들이 면세 사업권을 얻기 위해 '상생'과 '사회공헌'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업의 본질과 먼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물류'는 법규와 민감하게 연결돼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심사에 적극 반영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쇼핑 편리성·물류·상품력' 등을 두고 경쟁을 벌이기 보다 '상생자금' 발표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특히 물류 부분은 신규 사업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시스템을 갖추기엔 한계가 있어 심사 시 이 부분을 잘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한 한화도 공항면세점 물류만 해봐서 실제 면세점 운영 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데 신규로 나서는 업체들은 적어도 1년은 준비를 해야 면세점 운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롯데, SK 등 기존 업체들은 각각 원패킹 시스템과 스마트폰 기반 물류 관리 시스템을 갖춰 면세사업을 이끌어 가기에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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