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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변시대' 이통 가입자 절반이 '기변'


통신사 경쟁 패러다임, 보조금에서 요금으로 전환

[허준기자] 새로 휴대폰을 구입할때 통신사를 이동하지 않는 이른바 '기기변경'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전 25% 수준이던 '기변' 증가는 번호이동 가입자만 보조금을 많이 제공하던 차별이 사라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공개한 이동전화 가입방식 비중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처음으로 기기변경 가입자 비중이 전체의 54.7%를 넘어섰다. 5월에도 이 비중은 48.9%로 50%에 육박했다. 6월에는 50.6%를 기록했다.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전인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의 기기변경 가입 비중 평균은 26.2%에 불과했다. 번호이동이 38.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신규 가입도 34.8%나 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굳이 통신사를 이동하지 않고 그대로 통신사를 유지하는 기기변경을 선호하는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번호이동을 한다고 보조금을 더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익숙한 통신사를 버리고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단말기유통법으로 기기변경 가입자 크게 늘어

정부는 기기변경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 단말기유통법의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가입자 유치'를 위해 번호이동 가입자 위주로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때문에 기기변경 가입자들은 보조금 혜택에서 배제돼 있었다. 하지만 기기변경 가입자들도 동일한 보조금을 받게 되면서 단말기 구입부담을 낮출 수 있다.

반면 기기변경 가입 비중이 높아진 것은 이동통신사들이 신규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졌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존에는 특정기간 동안만 번호이동 가입자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확대하면 손쉽게 새로운 가입자를 끌어모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이런 방식이 먹혀들지 않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통신사가 새로운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사 보다 혜택이 큰 요금제를 선보일 수밖에 없다. 보조금 경쟁 중심의 패러다임이 요금 경쟁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통신사 요금경쟁 '점화'

실제로 통신사들은 기기변경 비중이 급격히 올라간 4월 이후 새로운 요금제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던 통신사들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공격적으로 요금제 설계를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데이터 중심 요금제도 이런 맥락에서 추진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무선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월정액 요금을 책정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등장 이후 통신사들은 저마다 차별적인 부가 서비스를 내세우면서 이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KT의 데이터를 이월하거나 미리 당겨쓰는 '밀당' 서비스, 특정 세시간 동안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하는 '마이타임플랜', SK텔레콤의 출퇴근 및 점심시간에 매일 데이터 1GB씩을 제공하는 '밴드 타임프리' 등이 대표적인 부가 서비스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통신사의 요금제가 서로 엇비슷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데이터 중심 요금제 이후부터는 분명히 차별화된 포인트가 생겼다"며 "이용자들이 자신의 이용패턴에 맞게 통신사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들이 요금경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함에 따라 이용자들도 과거 보조금을 더 많이 주는 통신사를 선택하던 모습에서 점점 요금제를 따져보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요금제 위주의 경쟁확산과 함께 단말기 가격도 함께 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금제의 대 전환에 발맞춰 저가 휴대폰도 출고가 늘어나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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