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故신해철 사망 '의료과실' 인정 "계란이 바위를 깼다"

[김영리기자] 경찰이 고 신해철의 사망 사건을 수사한 결과 서울 S병원장의 의료과실을 인정해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3일 고 신해철의 장협착 수술을 진행한 서울 S병원 K병원장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K원장은 지난해 10월17일 오후 4시45분께 신해철의 위장관유착박리술을 시행하면서 수술범위가 아닌 위축소술을 환자의 동의없이 병행했다. 수술 도중 소장 하방에 1cm, 심낭에 3mm의 천공을 입게 해 신햋철에게 복막염 및 패혈증을 유발하게 한 혐의다.

또한 K원장이 수술 이후 부작용에 따른 주의 관찰과 적절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었다고 결론내렸다.

경찰 측은 "흉부 엑스레이나 백혈구 수치를 보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했었다는 것이 2개 전문기관과 모 대학병원 외과 전문의들의 소견"이라며 "국과수 부검 결과를 보면 결국 할 필요 없는 위 수술을 하다가 심낭에 손상을 입혔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수술 자체가 문제가 있더라도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사망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위장관 유착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국과수는 밝혔으나 K원장 본인은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술한 것이라고 하고, 수술 자체는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없다고 보인다. 그러나 10월 19~20일 두 차례 기회를 모두 놓치고 신해철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명백히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뒤늦게라도 사실이 밝혀진데 대해 다행이라는 의견과 함께 고 신해철을 그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정말 다행입니다. 부디 검찰에서도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려 K원장 정당한 처벌받고 앞으로 이러한 억울한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부디 신해철씨 죽음이 헛되지 않게되길"이라고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계란이 바위를 깼다. 죽음은 비통하지만 역시 마왕은 목숨을 내놓고 우리 사회 뿌리깊은 의료사고에 경각심을 주고 갔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신해철씨 같은 유명인도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힘들었는데...일반인들의 의료사고는 더더욱 밝히기 힘들것. 이번일을 계기로 다른 의료사고들에 대해 더욱 엄중한 조사과 이뤄지길 바란다", "그나마 다행이지만 신해철을 다시 못본다는게 너무나 슬프다", "지금도 가슴에 뜨거운 것이 울컥울컥한다. 마왕 보고싶다", "많이 그립고 보고프다. 이제 마음 편히 좋은 곳으로 가세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고 신해철은 지난해 10월17일 S병원에서 장 협착증 수술을 받은 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병실에서 심정지로 쓰러졌다. 곧바로 응급수술을 진행했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장협착 수술 20일 만인 같은 달 27일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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