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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기업 사회공헌 규모 '뚝'


작년 2.9조, 13.6% 감소…비중은 늘고 프로그램도 다양화

[박영례기자] 대내외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지난해 사회공헌 지출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총액 감소에도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일본 기업의 2배 이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기업들의 나눔에 대한 의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노하우를 공유하고, 단순 지원을 떠나 자립기반 마련 등 내용 면에서 알차고 다양해 졌다는 평가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상위 500대 및 회원사 등 6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공헌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234개사의 지난해 사회공헌지출 총액은 2조 8천114억 8천33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3.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지출액이 감소한 주요 이유로 응답 기업들은 지난해 세전이익이 전년에 비해 22% 감소하는 등 기업 경영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것을 꼽았다.

또 2012년 추진됐던 병원 건립 등 대규모 사업이 마무리되고, 일부 사업들에서는 이미 출연금 목표가 조기 달성됨에 따라 2013년 이후 추가 출연이 없었던 것 역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전체 총액은 줄었지만 세전이익에서 차지하는 사회공헌 지출비율은 3.76%로 전년도 3.37%에 비해 오히려 증가했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게 전경련측 설명이다.

특히 이는 일본 기업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경단련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기업의 세전이익 대비 사회공헌지출비율은 1.77%로 조사됐다.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 지출 수준이 2배 가량 높은 셈이다.

숭실대 정무성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이나 일본 기업들의 경우 사회공헌에 있어 양적 조정기를 거쳤으나, 지난 20년간 우리 기업들은 그러한 조정기 없이 경제 환경과 무관하게 사회공헌을 확대해 왔다"며 "이제는 앞으로의 동력을 위해 지금까지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발전방향을 모색할 때"라고 설명했다.

◆규모 줄었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확산

또 관련 프로그램의 내실을 강화,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우수 프로그램의 성과와 노하우를 공유, 이의 확산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가령 삼성 드림클래스의 운영매뉴얼 공유, 현대제철의 정책토론회를 통한 국가 정책화 노력 등이 그 예로 꼽힌다.

삼성은 2013년 방과 후 학습지원 프로그램 '드림클래스'에 대한 매뉴얼을 발간했다.삼성이 1년간 겪었던 다양한 경험들을 담아 다른 기업이나 기관들이 시행착오 없이 방과 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나선 것. 실제로 이 매뉴얼은 사회공헌을 시작하려는 중소기업, 교육기관 등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또 현대제철은 2011년부터 매년 연말 '주택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있다. 토론회를 통해 희망의 집수리 사업 성과를 공유하는 한편, 에너지 빈곤층 문제 해결을 위해 해당사업의 산업계 확대, 국가정책화 등까지 논의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

기업 사회공헌 결과물이 실제 법제화된 사례도 있다. 삼성화재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제시한 '고속도로 좌석 안전띠 실태현황'이 대표 사례. 당시의 조사결과는 자동차 뒷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 법안 마련의 기초자료가 됐다.

LG의 '사랑의 다문화 학교' 역시 다문화청소년의 이중언어 재능양성 필요성을 제기, 여성가족부 정책에 반영된 경우다.

일시적인 단순 지원보다 기업의 기술과 네트워크를 활용, 지원대상의 자립기반을 제공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 CJ오쇼핑 등 홈쇼핑업체는 판로 확보가 시급한 사회적기업이나 농촌을 위해 방송시간을 별도 편성하고, 교보생명은 보험업의 특성을 살려 실직여성가장을 간병인력으로 양성하는 경우다. SK는 '행복도시락'을 통해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및 결식이웃에게 양질의 급식 제공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전경련 이용우 사회본부장은 "우리 기업들은 제품을 개발하듯 좋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 사회에 실질적인 기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단순 기부자가 아닌 직접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주체가 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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