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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통 큰 베팅, 성장 모멘텀 되찾나


올해만 24조원, M&A 생산시설 등 공격 투자

[박영례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와 업황 둔화 등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된 가운데 기업들이 공격 투자를 통한 성장 모멘텀 찾기에 나서 주목된다. '어려울수록 투자하라'식 정공법으로 위기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다.

특히 맏형격인 삼성의 투자 확대가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사상최대 실적을 올렸던 지난해와 달리 2분기부터 본격화된 수익성 둔화마저 3분기 급락세를 보이며 올해 역성장이 우려되는 상황.

그러나 올들어 IoT 등 신성장 동력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M&A는 물론 가전과 반도체 등 기존 주력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통한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최대였던 지난해 수준과 같게 24조원을 시설투자에 투입키로 한 바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 SK, LG, GS 등 주요 기업들의 향후 신규 시설 투자 계획은 7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올 하반기에만 총 2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도 등과 함께 평택 고덕 산업단지에 내년부터 오는 2017년까지 우선적으로 15조 6천억원을 투자, 28.3만평(79만㎡) 부지에 인프라 시설과 함께 반도체 라인 1기를 증설키로 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 2010년 협약에 따른 것으로 당초보다 1년가량 앞당겨 졌다.

삼성전자의 평택 고덕 산업단지 총 규모가 85.5만평(238만㎡)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향후 추가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대목. 삼성 측은 업황 등을 감안, 추가 투자 시기와 용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반도체 라인과 함께 태양전지나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 분야가 거론되고 있다.

당장 이번 1차 투자로 건설되는 반도체 생산라인 규모만도 세계 최대다. 단일 규모로 최대였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7조 투자의 2배를 웃돈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메모리와 시스템LSI 등을 생산하게 되며, 기존 기흥 등의 라인 대체 없이 증설로 반도체 생산 케파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나선 셈이다.

최근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모바일 기기 확대 및 사물인터넷 등 관련 수요가 늘고 있는 반도체 분야 투자를 늘려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국내 기흥(43만평)과 화성(48만평)에서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등 첨단 반도체를, 미국 오스틴(22만평)에서는 시스템 반도체를, 중국 시안(42만평)에는 낸드 플래시를 양산하고 있다.

이번 평택 신규라인이 건립에 따라 기흥-화성-평택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게 된다.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 위상와 함께 우리나라가 세계 반도체 산업의 메카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 셈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는 "이번 평택산업단지에 들어서는 반도체 산업단지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미래를 책임지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성장 '뚝', 투자는 계속된다

삼성전자의 중국을 뒤잇는 베트남의 생산기지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은 인건비가 중국의 절반 수준인데다 소득증대로 새로운 생산 공장이자 신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은 이곳에 2개 휴대폰 공장과 함께 TV 공장에 이어 총 5억6천만달러를 투입, 약 21만평(70만㎡) 규모의 세계 최대 가전 복합단지를 만들게 된다. 2015년을 전후로 베트남에서는 휴대폰 공장을 비롯한 새로운 TV 및 가전생산라인,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휴대폰 모듈 공장 등 라인이 순차적으로 가동되는 셈이다.

앞서도 삼성은 지난 연말을 전후로 중국에 새롭게 들어선 LCD와 반도체라인 가동에도 들어간 상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각각 중국 쑤저우와 시안에 17.3만평과 총 34.5만평 부지 규모의 8세대(2200㎜×2500㎜) LCD 생산라인과 반도체 생산라인을 신설했다. 이곳에서는 TV용 대형 패널과 10나노급 낸드플래시(V-NAND) 등을 양산한다.

반도체와 LCD 등 부품은 물론 휴대폰과 가전 등 세트를 아우르는 새로운 생산기지 구축과 케파 확대, 현지 일관생산체제에 따른 가격경쟁력 확보와 시장 대응체제 등을 한단계 끌어 올려 각 부문 글로벌톱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스마트홈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신성장 동력 분야에서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IoT 플랫폼 개발업체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비롯해 공조제품 유통사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 캐나다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업체 프린터온(PrinterOn)을 인수하는 등 지난해부터 M&A나 지분투자에 나선 기업만 총 11개사에 달한다.

그동안 M&A 보다 자체 기술 개발 등에 주력해 왔던 것과는 달라진 행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반도체 호황시절 벌어들인 돈 상당액을 휴대폰과 TV에 재투자, 지난 10년간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다"며 "최근 성장성 논란에 휩싸였지만 투자를 줄이기보다 오히려 확대하고 나선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며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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