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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삼성重·엔지, 합병 실익 無…길게 봐야"


양사 해양분야 기본 설계능력 없어…질적 성장·단기 시너지 無

[이경은기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1일 합병을 발표한 가운데, 2일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신통치 않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양사가 합병 시너지로 기대하고 있는 해양분야 기본 설계능력이 양 사 모두에 없어 단기 시너지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서로에게 이로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삼성重·엔지니어링, 해양분야 기본 설계능력 無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전날 중공업이 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비율은 1대 2.36이다. 양사는 합병으로 해양 플랜트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양분야에서 기본 설계능력이 없다"며 "한국 해양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한데, 한국 업체끼리 단순히 인력을 합친다고 해서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두 회사 모두 미래 성장동력으로 해양 플랜트를 선정해 3년 이상 노력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미미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시너지 창출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문제도 있어…길게 봐야

전문가들은 합병 이후에도 재무구조와 삼성중공업의 지나치게 큰 외형은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구조에 대해서는 합병 후에도 높은 부채비율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재원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 이후에도 양사의 재무구조 이슈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2분기말 기준 양 사의 부채비율은 중공업 225%, 엔지니어링 531%였으며, 합병법인의 부채비율도 270%로 높게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이 수익에 비해 덩치가 과도하다는 평가도 있다. 하나대투증권의 박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36억달러로 해양분야 엔지니어링 선두업체인 테크닙(Technip)의 124억 달러보다 더 크다"며 "그러나 수익력 지표인 상각전이익(EBITDA)는 테크닙이 월등히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양사 모두에 이득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볼 때 양사는 합병을 통해 유럽 엔지니어링사에 견줄수 있는 사업 형태로 변모할 것"이라며 "합병은 장기적 관점에서 두 회사에 모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불안정했던 재무구조를 개선, 기존 육상 플랜트에서 해상·심해저 플랜트 확대를 위한 해양설비 투자가 용이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중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로 수주 가능 영역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엔지니어링 역량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경은기자 serius072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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