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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합의, 특허전 화해 움직임?


美 제외 9개국 소송 취하…실익 없다고 판단한듯

[안희권기자] 화해무드가 시작된 것일까? 아니면 가지치기일까?

전세계에 걸쳐 특허전쟁을 벌였던 삼성과 애플이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소송을 취하하기로 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회사는 5일(현지시간) 미국을 제외한 9개국에서 특허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삼성과 애플은 이날 9개국 소송을 취하했지만 미국 특허 소송을 그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소송 취하에도 불구하고 포괄적인 특허 라이선스 협약을 맺지 않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양사는 미국 소송에서 유리한 판결을 끌어내기 위해 더 많은 신경전을 벌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가 미국을 제외한 9개국 소송을 취하한 것은 의미있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양측 모두 이 소송을 실익없는 싸움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실익없는 싸움대신 제품개발에 역량 집중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은 지난 2011년 4월 애플이 미국 법원에 삼성전자를 제소하면서 발발했다. 이후 양사 소송은 미국을 비롯해 한국·독일·일본·이탈리아·네덜란드·스페인·영국·프랑스·호주 10개국 30여개 소송으로 확전됐다.

애플은 지난 2012년 끝난 1차 소송에선 특허 침해 건수 10대 0의 완승을 거뒀다. 평결불복심리 과정에서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당시 배심원들은 삼성에 ‘징벌적 제재’에 가까운 평결을 했다.

하지만 2차 소송은 상황이 다르다. 애플이 승리하긴 했지만 완승이라고 하기 힘들었다. 오히려 핵심 무기인 데이터 태핑 특허(647 특허권)의 범위가 대폭 축소되면서 항소심에선 승리를 장담하기도 힘든 상황으로 내몰렸다.

1차 소송 배상금 문제만 잘 해결될 경우엔 애플 입장에서도 삼성과 소송을 계속해봐야 실익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두 회사가 특허 소송에 신경을 쓸만큼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 삼성과 애플은 올 들어 세계 최대 통신시장인 중국에서 샤오미에 밀려 2위, 6위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모토로라 휴대폰 부문을 인수한 레노버와 4G 통신 기술로 무장한 화웨이, 가격 경쟁력으로 급성장중인 샤오미 등 중국 3개 단말기 업체가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따라서 양사는 실익이 별로 없는 소송에 막대한 돈과 시간을 쏟는 대신 신제품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 성장세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과 애플의 화해 움직임은 지난 6월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 판정에 대한 항고 취하에서 시작됐으며, 이번 소송 철회로 구체화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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