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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출자전환 거부', 팬택 외면하나?


채권 출자 전환 요청 거부 조짐, 4일 운명 결정될 듯

[김현주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채권은행의 팬택 채권 출자 전환 요청을 거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팬택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약 3천억원의 채권을 출자 전환하고, 오는 2018년까지 원금 상환을 유예하는 경영정상화 지원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단 통신사들이 팬택에 받을 채권 1천800억원을 출자 전환해야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팬택은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상태로나마 생존하기 위해 이통사의 출자전환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인 것. 만일 이통사가 거부 결정을 내리면 사실상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수순이 불가피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매일 팬택 고위관계자가 이통사 측 책임자를 면담하고 출자전환을 간곡히 부탁해왔지만 이통사 측에서는 이 시간 현재 아무런 대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 고위 관계자는 "열심히 설득하고 있다"며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짧게 말했다. 지난주 까지만해도 팬택을 비롯한 업계는 이통사가 출자 전환을 승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이통 3사를 방문해 출자전환을 요청했지만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오는 4일 워크아웃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일을 앞뒀지만 이통 3사는 출자전환 반대의견을 낼 것이 유력해지고 있다.

이통 3사는 출자전환을 통해 당장 자금을 수혈해도 팬택의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팬택의 자본금은 2천640억8천500만원, 부채는 9천906억9천200만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최근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지만 삼성전자, LG전자와의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당분간 큰 폭의 성장은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이통사들이 출자전환을 하지 않을 시에도 법정관리 돌입에 따라 1천800억원의 미수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보유한 팬택 재고분 60~70만대(약 5천억원)도 제 값에 팔기 어렵게 되기 때문에 이 조차도 막대한 손해다. 그럼에도 이통 3사는 출자전환으로 인한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팬택 측은 이미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며 이통사를 적극 설득하는 중이다. 지난해 10월 사업구조 조정을 통해 한달 15만~20만대만 팔아도 생존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것.

또한 1~2월에 흑자 기조를 유지했고 3월 이동통신사들의 영업정지만 아니었어도 매출과 영업이익에 직격탄을 맞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지난 2월 해외에 50만대의 휴대폰을 수출하는 등 해외 영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시행령과 고시안 제정 시 '경영이 어려운 휴대전화업체는 보조금 상한 규제를 받지 않도록 하자'는 팬택의 비대칭 규제 주장이 받아들여질 시 경쟁사 대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은 조금만 힘을 실어주면 충분히 자생할 수 있는 기업인데 당장의 경영 악화로 경쟁력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우리나라가 대기업만 살아남는 구조로 가서는 안되며, 스마트폰 제조업체도 최소 3곳이 돼야 바람직한 유통환경과 경쟁환경이 갖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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