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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홈플러스, 편의점사업 본격 시동


꽁꽁 묶인 '마트' 대신 규제·제한 없는 '편의점' 집중

[장유미기자] 신규 출점 제한 벽에 가로막힌 기존 편의점 업체들이 주춤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뒤늦게 업계에 진입한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사업 확대를 위해 본격 시동을 걸고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 열린 이사회에서 편의점 위드미를 운영하는 위드미에프에스를 인수키로 의결하고, 지난 1월 이곳의 주식 100%를 인수한 바 있다. 위드미에프에스의 인수 직후 자산은 24억원으로 이 중 부채는 20억원이었다.

이후 이마트는 위드미에프에스에 운영자금 80억원을 추가로 출자, 편의점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재 이마트는 서울 및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점포수는 88개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1년 7월 서울 성수동에 1호점을 오픈하며 편의점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해까지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64여개 편의점을 운영해오던 홈플러스는 올 들어 가맹점 모집에 적극 나서면서 현재 점포수가 103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 편의점 규제서 자유로운 이마트·홈플러스, 출점 '가속'

씨유, GS25, 세븐일레븐 등 기존 빅 3 편의점 업체들은 각각 전국에 7천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0년부터 경쟁적인 출점 전략을 펼치며 매년 점포수가 급격하게 늘어 연평균 1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계는 올해도 지난해보다 9.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간 편의점 업계는 10%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 백화점과 마트에 비해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1인 가구 및 고령인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편의점 주요 고객이 더 늘어나고 있어 4인 가구 기준의 구매 채널인 마트에 비해 더 시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지나친 경쟁 탓에 골목상권 침해, 불공정 거래 등의 문제도 함께 불거져 나왔다. 특히 지난 한 해 동안 씨유와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던 일부 가맹점주들이 이들의 횡포에 못이겨 자살하는 사건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결국 정부는 편의점 야간 운영 제한, 출점 규제 등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을 강화했고, 공정위는 지난 2012년부터 편의점 점포수가 1천개 이상일 경우 250미터 내 동일 브랜드 신규 출점을 금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업체들은 점포수 증가세가 현격히 둔화돼 성장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 1위인 씨유의 경우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점포수가 꾸준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0.0%로 사실상 정체상태를 보였다.

이처럼 기존 업체들이 여러 규제 속에 갇혀 있는 것과 달리, 점포수가 1천개가 되지 않는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올해 편의점 사업 확대에 주력하며 이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현재 이마트와 홈플러스 역시 마트 사업에서는 규제 영향으로 매출에 많은 타격을 받고 있는 상태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국내 매출이 역신장한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매출이 전년 대비 3.5%, 롯데마트는 0.1%, 홈플러스는 4.0%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업계에서는 이들 3사의 지난해 매출 감소액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마트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 상권을 축소시킨다는 지적이 많아 요즘 마트, 슈퍼 출점을 하지 않고 있다"며 "대신 신규 사업으로 편의점 출점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규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면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규제를 피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신규 사업 모델을 찾던 중 '편의점' 사업에 눈독 들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 올 상반기 가맹 본격화 할 듯…"브랜드 교체 고려"

현재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각각 '위드미'와 '플러스365'를 통해 편의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들은 그동안 여론을 의식해 점포수를 늘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특히 이마트는 올 초 편의점 업계 진출 선언 이후 새로운 이익 창출보다 운영기반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일각에서 유통재벌이 편의점 사업까지 진출한다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자 가맹점 모집보다 여러 논란을 잠재우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소비자와 가맹점, 가맹본부 모두 좋아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해 왔다"면서 "우려하고 있는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재 센트럴시티와 부산 센텀시티에 있는 직영점을 통해 오랜 시간 동안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과 매출액을 일정비율로 나눠 갖는 기존 편의점 업체들과 달리, 이마트는 위드미를 독립형 편의점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가맹점이 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를 없애고 대신 상품 공급에 따른 회원비 정도를 받을 방침이다. 가맹점주는 이마트 뿐 아니라 다른 상품공급점을 통해서도 물건을 받을 수 있으며, 영업시간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또 이마트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직영점포를 개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단, 신세계가 소유권을 갖고 있는 부지에만 직영점을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위드미'의 브랜드 교체도 고려 중"이라며 "테스트를 마친 후 올 상반기 안에 가맹점 모집에 본격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위드미에 상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최근 가맹 모집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등에서 가맹형태로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편의점·마트 장점 결합…"수익성 높을 것"

홈플러스는 시장 진입 초기에 육류와 채소 등 신선식품 비중이 높아 '변종 SSM'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제기된 문제점들을 꾸준히 개선해오던 홈플러스는 현재 생필품 특가 판매 등을 통해 SSM과 편의점 장점을 결합한 영업 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I)도 '홈플러스 365'에서 '365플러스'로 변경, 분위기 변화를 노렸다.

홈플러스는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업체들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가맹점 모집에 나서고 있다. 또 순수가맹과 위탁가맹 2가지 형태의 가맹조건을 내걸고 소자본으로 편의점을 오픈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플러스365 관계자는 "시설, 인테리어, 집기 등을 홈플러스가 100% 직접 투자하고 상품도 공급해줘 점주 부담이 덜하다"며 "투자 금액 7천만~8천만원을 기준으로 월 300만~400만원의 수익을 바라보고 점포 오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일반 편의점들의 가맹조건과 동일한 수익 배분 구조(가맹본부 35%, 가맹점주 65%)를 지니고 있다. 또 월매출 1천만원을 기준으로 배분율은 200만원당 2~3%씩 복리형태로 올라간다. 이 밖에도 전기세 50%, 삼각김밥 등 신선식품 폐기 지원금 50%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플러스365 관계자는 "매장 개설 시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점주들이 수익을 최대한 많이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타사 편의점 점포는 일매출이 평균 120만원 가량 나오지만, 우리는 14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상품 구성은 일반 편의점 상품과 홈플러스 PB상품 외에도 청과·야채 등 신선식품 등을 8~10% 정도 구성해 판매한다. 또 상품들을 특가나 균일가에 내놓는 등 마트식 할인코너도 선보인다.

플러스365 관계자는 "타사는 일부 특수점포에서만 신선식품을 팔지만 우리는 80% 이상의 매장에서 동일한 구성으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기본적으로 편의점이지만 마트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우리만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균일가 등 행사를 진행해도 떨어진 마진을 본사가 보전해줘 가맹점주에게는 이득일 것"이라며 "전체 마진율은 정책적으로 30~32%로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홈플러스는 주택가 위주로 출점 계획을 세웠다. 대로변은 월세가 비싸고, 담배 구성비가 높아 수익 창출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와 함께 서울 및 수도권 중심으로 분포된 점포도 올 하반기부터 충청, 강원권으로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경상·전라 등 남부 지역에는 광역시나 중심 시가지 위주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플러스365 관계자는 "홈플러스 전국 매장에도 이르면 6월부터 위탁가맹 형태로 편의점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맹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기존 편의점주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진출이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들이 가맹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하지만 시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이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고, 시스템이 전혀 검증되지 않아 점주들이 매력을 느끼기에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며 "창업 수요가 얼마나 몰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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