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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잘 나가는 대형세단…왜?


경기 영향 적어 수요 꾸준…車업계, 프리미엄 마케팅 강화

[정기수기자]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자동차 내수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국산 대형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으로 전체 수요는 줄어들고 있지만 대형세단의 수요는 경기 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고정 수요층이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국산 자동차업계는 대형차 판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자동차 에쿠스와 제네시스, 기아자동차 K9, 쌍용자동차 체어맨W·체어맨H의 판매량은 모두 합쳐 4천916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천482대) 대비 3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1분기 내내 월 3천대 선에 머물던 판매량도 올 1분기 월 5천대 선까지 급증했다. 이들 차종의 1~3월 누적 판매량은 1만5천968대로 전년동기(9천464대) 대비 70%가량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 제네시스는 지난달 3천187대가 판매돼 전년(1천211대)보다 2.5배 이상 증가한 판매고를 올리며 신차 효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된 제네시스는 올 들어 3월까지 1만1천79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3천305대)보다 3배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준대형급 판매량도 지난달 주춤했지만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 한국GM 알페온, 르노삼성 SM7의 지난달 판매량은 1만95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1천63대)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들 차종의 올 들어 3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3만7천877대로 전년동기(3만2천331대)보다 늘어났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아직 국내 자동차 수요가 완연히 확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대가 높은 대형차 판매가 급증한 점을 놓고 업계에서는 판매를 주도해 온 대형모델들의 '신차 효과'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저소득층의 수입은 줄어든 반면, 고소득층은 수입이 더 많이 늘면서 대형 고급차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국내에서도 신형 제네시스의 출시를 계기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대형세단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마케팅에 본격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4일부터 오는 6월 5일까지 전국 9개 수입차 비교시승센터에서 2박 3일간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와 수입차를 직접 비교 시승할 수 있는 '수입차 비교시승 이벤트 시즌 4'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입차 비교시승센터 2주년을 기념해 신형 제네시스와 수입차의 비교시승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이번 비교시승 기회를 통해 제네시스의 우수한 성능과 품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올해 초 내외관을 변경하고 고객 선호사양을 반영한 '2014년형 K9'을 선보였다. 기아차는 골프 레슨, 다이닝 데이 등 이벤트를 통해 40~50대 고객을 비롯해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K9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쌍용차는 플래그십 세단 '체어맨 W'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마케팅 브랜드 'The W 익스피리언스(Experience)'를 론칭했다.

'The W 익스피리언스는 체어맨 W 고객들을 대상으로 문화·레저·라이프스타일·드라이빙스쿨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차별화된 VIP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된다. 지난달 23일에는 체어맨 W 고객들을 부산으로 초청해 지휘자의 해설이 함께 하는 클래식 음악회를 개최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도권은 물론 각 지역 고객들을 대상으로 문화·레저·라이프스타일·드라이빙스쿨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걸쳐 차별화된 VIP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플래그십 세단 체어맨 W의 가치에 걸맞은 프리미엄 마케팅 브랜드의 명성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준대형 세단 임팔라의 국내 도입 여부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한국GM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은 임팔라를 전격 도입할 경우, 알페온과 함께 대형세단 라인업에 경쟁력을 더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최근 2014년형 알페온이 출시됐고 판매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시장 추이를 보면서 임팔라의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르노삼성은 편의사양을 한층 강화한 '2014년형 SM7'을 통해 대형차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특히 SM7 구매고객에게는 구입 후 1년 이내에 차량 운행 중 차대차 사고 발생 시 신차로 교환 받을 수 있는 'SM7 신차 교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올해 SM7 판매량을 매달 1천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SM7은 출시 초기인 2009~2010년만 해도 매월 1천200~1천300대 팔리며 대형세단 시장에서 선전했다. 그러나 수입차들 공세에 밀리면서 2012년 하반기부터 매월 평균 판매가 200~30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의 대형 세단은 볼륨 모델은 아니지만 차량 마진이 크고 경기 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고정 수요층이 있어 판매수익이 높다"며 "이에 따라 업체들이 신차 판촉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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