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현대·기아차 수익성 '비상'…해법 있나


내수 부진에 환율 직격탄…신차 출시·생산력 강화로 반전 모색

[정기수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해외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고도 수익성은 악화됐다. 덩치는 커졌지만 실제 벌어들인 이익은 줄어들어 밑지는 장사를 한 셈이다.

내수시장에서 부진이 계속된 데다, 노조파업이 어김없이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원화 강세와 엔저 등 환율 악재가 겹쳐 영업이익이 동반 추락했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3년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기아차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하며 감소폭이 10%에 육박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판매 473만2천366대, 매출액 87조3천76억원, 영업이익 8조3천15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판매와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각각 7.3%, 3.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판매 282만7천92대, 매출액 47조5천979억원, 영업이익 3조1천771억원을 기록했다. 판매와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 0.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원화 절상에 따른 매출원가율 증가 등의 요인으로 9.8% 급락했다.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9.5%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p 줄어 2011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률 10%대가 붕괴됐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8.8%에 그쳤으나 2011년 10.3%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데 이어 2012년에도 10%를 기록해 2년 연속 10%대를 넘어선 바 있다. 기아차 역시 전년 대비 0.8%p 감소한 6.7%에 그쳤다.

내수부진의 지속과 노조파업으로 인한 국내공장 생산차질, 원화 강세와 엔저 등 환율 악재가 영향을 미쳐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1분기 발생한 일회성 리콜 충당금, 인건비 상승 등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의 판매 호조로 매출액이 증가한 반면 환율 변동, 내수 부진과 국내공장 생산 차질이 영향을 미쳐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아차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10%가까이 추락했다. 이는 기아차의 국내공장 생산 비중이 현대차보다 높아 환율리스크에 더 민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현대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38.5%에 불과했지만 기아차의 경우 여전히 절반 이상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물량이 많은 기아차에게 원화 강세는 직접적인 영업이익 감소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국내외 시장에서 전략 신차를 잇따라 선보이며 지난해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또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해외생산 및 현지 맞춤형 전략 차종의 생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수익률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차 판매 강화와 브랜드 파워를 통한 자동차 '제값 받기' 전략으로 대응하겠다"며 "아울러 올해 해외 각 지역에서 출시 예정인 전략차종을 증설된 해외 생산시설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도 내수시장 부진과 노조파업, 환율 등 변수로 인해 상황을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내수시장에서 지난해 9월부터 넉달 연속 나 홀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5만160대, 기아차는 4만1천21대를 판매해 각각 20.5%, 11.8% 줄어드는 등 침체가 이어졌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말 내놓은 신형 제네시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올해 쏘나타 후속 출시도 예정돼 있어 판매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기아차도 국내시장에 올 상반기 신형 카니발과 쏘울 전기차(EV), 하반기에 신형 쏘렌토와 프라이드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모닝 페이스리프트, K9 페이스리프트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내수시장에서 외산차 등과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신차효과에 따른 반전을 낙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노조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우려가 상존하고, 환율 악재가 계속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아무리 많은 차를 팔아도 제대로 된 수익을 올리기가 어렵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4% 증가한 786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490만대(내수 68만2천대, 해외 421만8천대), 296만대(내수 48만대, 해외 248만대)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현대·기아차 수익성 '비상'…해법 있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