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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테스' 닮은 꼴 오병일, 쓰디쓴 프로 첫 경험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신인왕이 되는 건데... 음, 옆에 신인 선수들을 보니 힘들 것 같다."

지난 3월 30일 2009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 때 취재진을 비롯 야구계 선배들의 배꼽을 잡게 만든 '녀석'이 있었다. 신인으로서 당차게 포부를 밝히려다 순간 옆에 앉아있는 '거물급' 신인 선수들을 보더니 기가 죽어 목표를 급수정한 것.

그 주인공은 중앙초-대천중-부산고를 졸업한 뒤 연봉총액 2억원(계약금 1억8천만원, 연봉 2천만원)을 받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고졸 우완 신인 투수 오병일.

퉁퉁한 몸집과 얼굴이 지난 시즌 롯데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코르테스와 닯았다고 해서 놀림(?)을 받았던 오병일이 드디어 그 실체를 드러냈다.

하지만 오병일은 붉게 상기된 채로 씁쓸히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매서운 프로의 쓴 맛을 제대로 본 것.

오병일은 지난 27일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된 후 28일 프로 데뷔 첫 등판 무대를 가졌다.

사직 LG전. 팀이 2-8로 크게 뒤지던 5회초 2사 1루서 마운드에 오른 오병일은 신인답지 않게 자신감 넘치는 투구를 선보였지만 최종성적표는 0.2이닝 4안타(2홈런) 1볼넷 5실점(4자책).

오병일은 일단 첫 타자 박용근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조인성마저 2루수 앞 땅볼로 가볍게 처리하며 5회를 잘 마무리했다.

문제는 6회초였다. 이날 최고로 달아오른 LG의 화력은 긴장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새내기 투수의 공을 놓치지 않았다.

첫 타자 권용관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것이 불행의 씨앗이었다. 이후 오병일은 박용택에게 우중간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흔들렸고, 이대형에게 볼넷, 정성훈에게 우전안타를 내리 내준 뒤 페타지니에게 다시 우월 스리런포를 얻어맞으며 완전히 무너졌다.

진땀을 흘리던 오병일이 후속타자 이진영에게마저 중전안타를 내주자 로이스터 감독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마운드에 올라 나승현으로 교체했다.

넉살좋던 오병일. 프로 첫 경험은 그에게 단단히 쓴 맛을 안겼다.

조이뉴스24 사직=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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