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촛불집회가 시작된지 한 달째로 접어들었지만 광화문 촛불물결은 좀처럼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국적으로 확산 더욱 강력한 불꽃을 뿜어내고 있는 모습이다.
오는 10일 예정된 촛불집회는 지난 87년 서울대 故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4·13호헌 조치에 항의하며 당시 신군부로부터 '대국민 항복'을 받아냈던 6.10항쟁과 맞물리면서 '대국민 촛불항쟁'으로 대규모 집회가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87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과 민정당 노태우 대표는 대통령 직선제와 민주와 요구에 맞섰다가 6월 29일 국민들에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 신군부 내내 대학과 재야를 중심으로 진행된 민주화 시위는 4·13호헌조치 발표 이후 더욱 거셌다.
당시 노태우 대표가 민정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던 6월 10일은 민주항쟁의 날로 바뀌었고, 양김이 이끌던 통합민주당이 거리로 나섰고, 시민들도 가세하면서 결국 6.29선언을 받아냈다.
이러한 6월 민주화 열망과 최근 쇠고기 파동은 골격은 닮아있다. 100일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모두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는 지난 4월 18일 타결된 한미 쇠고기 협상 때문이었다.
4월 18일 이후 광우병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정부에 대한 의구심은 갈수록 증폭됐고, 국민들은 급기야 거리로 뛰쳐나왔다. 최근 '물대포 진압' '군홧발 폭행' 등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국민의 공분은 극에 달해 있다.
여기에 4일 정부는 '민간자율규제'쪽으로 가닥을 잡고 재협상 아닌 재협상에 나서기로 하면서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저항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라 87년 6.10항쟁의 연장선상으로 10대, 20대가 주도 돼 민주주의 에너지를 불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민대책회의는 5일부터 7일까지를 '국민집중행동의 날'로 정해 연인원 수십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72시간 동안 철야집회를 연속해 열기로 했다.
6월 민주화항쟁 기념일인 오는 10일에는 100만명을 목표로 전국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6.10촛불항쟁이 물리적 충돌을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대책회의측은 되도록 평화적인 집회를 하겠다며 참가자들에게 자제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회의측 한 관계자는 최근 아이뉴스24 기자와의 만남에서 "6월 10일은 민주화의 기념일로 대립과 충돌보다는 평화적인 집회가 돼야 한다"며 "참가자들에게 평화적인 집회가 될 수 있도록 당부하고 있지만 정부와 경찰측도 충돌을 피하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7년과 2008년 정부여당에 바라는 요구는 다르지만 87년처럼 6.10촛불항쟁으로 이 대통령과 정부여당으로부터 '대국민 항복'을 받아낼지 6월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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