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이트]美·中, 아프리카에서는 IT로 한 판

대표 선수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대규모 투자로 격돌 중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외교 전략의 중심에 중국을 상정해 놓고 있다. 미국이 이렇게 중국을 경쟁상대로 이해하는 태도는 미국인들이 아프리카를 보는 눈도 바꿔 놓았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중상주의는 인프라 구축을 위한 조건 없는 금융지원의 대가로 천연 자원을 빨아들이는 특권을 탐욕스럽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이러한 인식을 배경으로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의 IT 기업들이 아프리카를 마지막 시장으로 보고 대규모 투자를 동반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개입은 소리 없이 점점 더 다양해졌으며, 민간 부문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IT 기업들은 특히 아프리카 시장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다른 신흥 시장에서의 성공에 고무된 중국의 IT 기업들, 화웨이·테크노·ZTE·텐센트·알리바바 등은 나이지리아에서 케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은 그동안의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가 됐다. 이 포럼은 3년마다 열리는 것이다.

미국의 정책 담당자와 기업가들은 아프리카 시장에서 중국의 경제적 개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되고, IT와 전자 상거래에서의 점증하는 경쟁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아프리카 시장에서 경쟁력 있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마존 같은 미국 기업들이 시장 진입 전략을 보다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고, 다양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IT 기업들은 아프리카 IT 시장에서 새로운 손님이 아니다. 20년 전부터 IBM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에 이르는 서방 기업들이 아프리카의 디지털 인프라에 이미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화웨이와 ZTE는 뒤늦게 뛰어 들었지만, 아프리카 대륙의 모바일 네트워크에 두 번째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기초 투자들이 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 전자 상거래의 탄생과 모바일 전화 시대를 여는데 기여했다.

오늘날 인터넷의 보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나이지리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가입율이 무려 44%에 달한다. 중국의 전화기 제조업체인 트랜시온 홀딩스(Transsion Holdings)는 연간 8천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팔아 아프리카 최대 스마트폰 생산기업이 됐다.

도시화의 증가와 함께 온라인 접속 증가도 전자 상거래와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위한 성숙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2022년까지 290억 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음악과 영화 스트리밍에서 소셜 미디어와 복합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전선이 천천히 형성되고 있는 모습이다. 2021년까지 60억 달러 규모 이상의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이는 유료 TV 시장은 중국 콘텐츠 공급자인 스타타임스(StarTimes)가 1천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우간다 축구협회와 7백만 달러에 10년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새로운 메뉴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넷플릭스는 아프리카 대륙 54개 국가에 모든 서비스를 확대했다.

미중 간의 가장 큰 전투는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몫이 될 것이다. 두 업체의 자산 규모는 1조5천억 달러에 이른다. 두 업체는 그동안 동남아시아와 인도에서 경쟁을 벌였지만, 아프리카 시장에도 계속해서 눈독을 들여왔다.

2017년 알리바바는 마윈 회장이 아프리카 시장에 대해서 배우고, 또 각 지역 주요 인사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 ‘젊은 기업가 기금’(Young Entrepreneurship Fund)이라는 이름으로 1천만 달러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그 때부터 알리바바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아프리카 국가 사이에서 가장 큰 물류 사업을 하고 있는 프랑스의 다국적 기업 볼로레 그룹과 제휴를 맺었다. 제휴 목적은 물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청정 에너지, 새로운 디지털 기술 등에 투자하기 위해서였다.

알리바바는 이미 자신의 안전 지불 시스템인 알리페이 서비스를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확장하고, 케냐에 본부를 둔 이퀴티 뱅크와 제휴를 통해 동아프리카 시장에도 진입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비해 아마존의 아프리카 시장 진입은 매우 느린 속도다. 지난 해 아마존은 수크닷컴(Souq.com)을 인수했는데, 두바이에 본부를 두고 북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하는 소매 물류 회사다.

하지만 아마존은 자신의 웹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기를 선호하는데, 최근 아프리카 대륙의 물류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케이프 타운과 요하네스버그에 새로운 거점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의 확장 전략은 종종 미국 모델의 자기 복제 형태를 띤다. 지역 사업가들에 투자하는 알리바바와는 달리 아마존은 미국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보조금을 지급한다.

최근 아마존은 인도에서 시작한 사업의 경우 현지 적응형 모델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미국과 유럽에서 구축한 창고와 상품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인도에 투자한 50억 달러는 아직 커다란 과실이 없어 장기전에 돌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이 만약 본국과 같은 네트워크를 아프리카 대륙에 구축한다면 엄청난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반대로 지불 수단에서 물류에 이르기까지 알리바바가 중국에서 배운 많은 교훈은 아프리카 전자 상거래에 직접 적용할 수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중계 역할을 하는 알리바바의 비즈니스 모델은 아프리카 시장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에는 수천 개의 비공식 소규모 비즈니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알리페이를 소유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자회사 앤트 파이낸셜(Ant Financial)은 세계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최근 140억 달러의 자금을 모았는데, 전통적인 금융기관이 제한적이고 모바일 뱅킹이 표준이 된 아프리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신흥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 IT 기업들은 아프리카에서 중국 기업과 경쟁할 준비를 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촌 마지막 시장에서 기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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