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오는 8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매듭짓기로 결정하면서 여권 전체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당 지도부가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의원총회 안건으로 지정, 사실상 '재신임 표결'을 시사한 가운데 이번 사태를 놓고 엇갈린 입장을 보여 온 친박계와 비박계가 각각 모임을 갖고 대책 논의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유 원내대표에 자진 사퇴를 촉구해 온 친박계는 이날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의원총회가 열리더라도 재신임 표결 보다 유 원내대표가 자진 사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장우 의원은 친박계 충청권 의원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가 대승적 차원에서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모았다"며 '재신임 투표 보다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 라디오 방송에서는 "친박, 비박을 떠나 유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사적으로 전달한 분이 100여명 가까이 된다"고도 했다.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 재신임 투표가 이뤄지더라도 비박계와의 표 대결에서 승리할 것이란 자신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에 맞서 비박계 재선 의원들은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김무성 대표가 이 자리에 참석해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설명하며 협조를 요청했지만, 이들은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이라는 명칭 자체가 유 원내대표 사퇴를 전제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 거취 뿐 아니라 당청 갈등 등 폭넓은 의제가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모임에 참석한 박민식 의원이 전했다.
결국 김 대표는 이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모임 중간 중간 흘러나온 고성과 탁자 내리치는 소리는 양측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김 대표는 모임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을 위해 잘 협조해 달라고 이야기했는데 상당히 반대 의견이 많다"면서 "내 할 이야기를 했다. 결론은 안 났다"고 전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의원총회에 불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자칫 의원총회 자체가 파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한편 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취 논의 방식과 관련해선 "방식에 대해 전혀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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