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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칼럼]소셜노믹스


전통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경우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기적이다. 하지만 21세기 미디어 지형도란 관점으로 접근하게 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기적이 아니라,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다.

지난 해 미국 대권 경쟁을 벌였던 군웅들 중 오마바만큼 소셜 미디어를 잘 이해한 후보도 없었기 때문이다.

'소셜 노믹스(Socialnomics)'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트위터와 블로그 같은 소셜 미디어들이 몰고 온 사회변화를 다루고 있다.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그저 수다를 떠는 공간 정도로 여겨졌던 소셜 미디어들이 어떻게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 현상을 다루고 있는 많은 책들 중 이 책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이론적인 접근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오바마부터 대표적인 스포츠 채널인 ESPN, 그리고 샌드위치 메이커인 서브웨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소셜 미디어 현상이 어떻게 우리 사회를 바꿔놓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 세계 최대 사교육업체인 EF에듀케이션즈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의 경험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저자는 다양한 사회 현상들 중 특히 기업들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저자는 아예 기업이 소셜 미디어의 진정한 이점을 누리려면 커뮤니티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보다는 개방적인 소셜 미디어식 대화가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혼자서 메가폰을 들고 떠들 것이 아니라, 함께 대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저자가 이런 주장을 하게 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요즘 소비자들의 성향 자체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일방적인 메시지보다는 주변 이웃들의 잔잔한 대화에 더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그 부분을 한번 읽어보자.

"오늘날 소비자의 92%는 제품과 브랜드 정보를 구하는 최고의 원천으로 입소문을 꼽는다. 1977년에는 그 비율이 67%였다. 마케팅의 축이 입소문 마케팅이라는 말은 이제 입세상 마케팅으로 바뀌었다고 이 책이 주장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143쪽)

'소셜 노믹스(Socialnomics)'는 소셜 웹 현상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면서 나타난 변화들을 보여주는 데 머물지 않는다. 변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미디어나 기업들이 어떻게 변신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충고를 담고 있다. 물론 충고의 핵심은 '기득권'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과감하게 버리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소셜노믹스 세상에서 기업은 지난 몇 세기 동안 누려왔던 완전한 통제권을 포기하고, 원래 주인이어야 하는 사용자와 소비자, 시청자 등이 주권을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202쪽)는 주장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권력은 사용자에게서 나오며, 그 곳에 원래 있어야 할 자리다"(223쪽)는 주장과 함께 다음과 같은 부분들도 새겨 들을 가치가 있다.

"소셜네트워크에 올라와 있는 조언과 추천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회사는 자사가 사람들의 고려대상에 포함되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화려한 광고 캠페인에 의존하기보다는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한다. 거래가 발생하면 상품과 서비스가 좋든, 나쁘든, 무관심하든 사용자들이 후기를 남기도록 격려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고객과의 정보 공유를 촉진할 줄 아는 기업은 소셜미디어에서 긍정적인 입소문의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는 것과 같다." (141쪽)

아무래도 자기 중심적일 수밖에 없었던 기자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소셜 미디어 시대에 언론은 어디로 가야할까"란 질문을 던져봤다. 여러 가지 해답들이 주마등처럼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결국은 "일방적인 외침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메시지만 남았다.

최근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미디어 현상들에 상당히 강한 인상을 받은 때문이었을까? 그 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저 메시지들이 유난히도 강하게 뇌리를 파고드는 듯 했다.

(덧글) 기자는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최근의 현상들에 '콜라주 저널리즘'이란 말을 붙인 적 있다. 의미 없어 보이는 조각들이 모여서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콜라주 저널리즘'이란 용어가 어쩌면 시대 흐름을 잘 포착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 또한 자기중심적인 해석일테지만 말이다.

(에릭 퀼먼 지음/ inmD 옮김, 에이콘 1만6천500원)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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