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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학교 어디 없나?"…'깜깜이 2030' 위한 배움터는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금융교육 지원…신용등급 관리도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 3년차 직장인 A씨는 최근 '내보험 찾아줌'이 큰 인기를 끌자 자신의 보험을 조회해봤다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십수 년 전 부모님이 들어주셨던 어린이보험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사회생활 3년차인데, 이제 보험 한두개는 필요하지 않을까'라며 보험가입을 알아본 A씨는 보험설계사로부터 실손의료보험에서 중병보장보험, 사망보험 등 여러 보험을 한 번에 권유 받아 판단을 쉽게 내리지 못했다.

#2. 갓 사회초년생 딱지를 뗀 B씨는 급히 30만원이 필요해 500만원짜리 적금을 깨는 낭패를 봤다. 적금 상품도 월급통장을 만들며 행원이 권유한 그대로 가입해 이율은 얼마인지, 만기일은 어떻게 되는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B씨는 뒤늦게 적금에 쪼개어 가입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2030세대가 독립 시기까지 부모의 케어를 받는 '캥거루 세대'로 변모하면서 금융지식의 부족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잦다. 작게는 공과금 납부부터 크게는 재테크 설계까지 부모님이 해결해주다 보니 이른바 '어른의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청년층도 부지기수다. 급기야는 2030세대를 위한 '어른학교'가 필요하다는 자조도 나온다.

금융감독원과 서민금융진흥원의 금융 교육을 활용하면 금융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은 덜 수 있다.

◆ 2030세대, 금융 '까막눈'…캥거루도 취뽀자도 "금융? 먹는 건가요?"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2030세대의 금융 지식수준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은 2016년 11월 만 25~64세 남녀 펀드투자자 2천530명을 대상으로 금융지식 이해도 조사를 한 결과 20대 답변자의 점수가 100점 만점에 37.89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펀드 투자를 할 만큼 금융에 관심은 있지만 지식은 저조한 상황인 셈이다.

당해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대 청년층의 금융이해력은 62점으로 은퇴 나이인 60대의 64.2점보다도 낮았다.

청년층의 낮은 금융 이해도는 긴 취업기간, 취업에만 치중한 역량강화, 부모 세대의 보호 등 복합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사회에 첫 발을 뗄 시기가 점차 늦어지면서 스스로 금융 문제를 해결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탓이다.

취업 후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금융 교육을 어디에서 어떻게 받아야 할 지 모르겠다는 게 초년생들의 하소연이다.

금융업종에 재직 중인 C씨는 "금융사에 다닌다고 재테크 지식이 많거나 알짜 상품을 꿰고 있지 않다"며 "오히려 입사 초기 신입사원 영업 압박으로 문어발 상품에 가입한 동료들도 많다"고 전했다.

◆ 재무진단부터 신용등급 관리까지…내 손안에 공짜 금융학교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등 금융 기관에서는 성인을 위한 금융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재무상태 점검부터 신용등급을 직접적으로 관리해주는 계도 교육까지 다양하다.

금감원은 금융교육센터를 운영해 성인들에게도 금융학습의 길을 열었다.

먼저 재무진단 코너에서 스스로의 자산관리 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지, 부채는 없는지, 있다면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을 간단히 묻고 진단해주는 간편 진단과 나이와 부양가족의 수, 소득액과 부채, 은퇴 준비 등 세부 사항을 꼼꼼히 챙기는 정밀 진단이 있다.

여가 시간이 마땅치 않은 직장인들은 온라인 교육을 통해서도 기본적인 금융 교육이 가능하다. 19개의 동영상에 ▲알아두면 유익한 경제지식 ▲올바른 신용관리 ▲은행·신용카드 거래시 유의사항 ▲금융투자상품 거래시 유의사항 ▲보험 이용시 주의사항 ▲금융사기예방 등 6개 주제를 담았다. 시간도 각각 2~3분 내외로 소요된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신용관리 체험단을 모집해 신용등급을 7등급에서 3등급으로 올리는 등의 목표를 달성했다. 금융교육과 상담을 통해 체험단의 60%가 신용평점이 향상됐고, 100명 중 27명은 신용등급도 올랐다. 신용등급 4단계 상승이 1명, 신용등급이 3단계 상승한 사람은 4명, 2단계와 1단계 상승을 경험했다는 사람은 각각 3명, 29명으로 조사됐다.

교재도 출시됐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서민 금융생활에 맞춘 ‘서민금융교육 표준 교재’를 개발해 배포했다. ▲손쉽게 따라 하는 금융거래 ▲합리적인 소비와 저축생활 ▲위기에 대비하는 가정경제 119 ▲평생자산이 되는 신용·부채관리 ▲성공하는 창업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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