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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잉 감독 "'야스쿠니', 日을 비추는 영혼의 거울"(인터뷰)


일본 개봉 당시 상영금지 논란을 겪고 중국에서는 아직 상영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의 다큐멘터리 '야스쿠니'의 리잉 감독이 지난 22일 한국을 찾았다.

리잉 감독은 23일 인터뷰를 갖고 한·중·일간의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인 야스쿠니 신사를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야스쿠니'를 "굉장히 어려운 도전이고 숙제라고 생각했다"는 리잉 감독은 "기획에 들어가면서 현재 일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전쟁에 대한 보편적 생각, 그들은 왜 한국인이나 중국인과는 다른 관점에서 생각을 하는 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면서 방향을 정립했다"고 말했다.

리잉 감독은 또 "이 영화가 일본인에게 유쾌하지 않은 영화가 될 거라는 걱정이 많았지만 일본인들의 역사적 관점과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면서 "10년 가까이 작업을 한다는 것도 힘들었으나 무엇보다 중국인으로서 감정 컨트롤이 가장 힘들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당초 난징대학살을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 했다는 리잉 감독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 참석했다 난징대학살 당시 일본군이 난징에 침투하고 공격하는 모습을 담은 선전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 모인 일본 지식인층이 영상을 보며 감동하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리잉 감독은 머리 속에 총성이 울리는 듯한 충격을 받았고 토론회장이었던 군인회관이 야스쿠니 신사 소속이라는 점에 착안해 야스쿠니를 배경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됐다는 것.

리잉 감독은 "영상에서는 학살 내용은 찾아볼 수 없고 중국 아이들이 웃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있었다"면서 "학살을 자행한 사람들을 영령으로 칭하며 위령제를 지내고 '100인 베기' 시합을 했던 전범이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것을 보고 일본인에게 야스쿠니가 어떤 의미인지를 확실히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관점과 생각, 감정을 표현할 방법이 영화밖에 없다고 생각한 리잉 감독은 "생리적이고 반사적인 도전"이었던 '야스쿠니' 제작에 나섰고 촬영 중 장비를 빼앗기고 상영 금지 논란 등을 겪으면서도 영화를 완성시켰다.

제작 전부터 당연히 고난을 예상했다는 리잉 감독은 "영령을 모시는 야스쿠니 신사의 신성함을 깨트리고 싶은 도전이었고 정신적인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며 "상영 과정에서 수 많은 위협이 있었고 현재도 영화에 나온 이들 중 한 분과 재판 중이지만 '꼭 찍어야 하는 것이라면 반드시 찍어야만 한다'는 말을 되새기고 있다. 영화 자체가 외부의 공격에 대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잉 감독은 일본의 일반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느끼는지 묻자 "일본인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가진 이미지는 신성함인데 완전히 다른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그 중 상당수는 일본에 이런 치부와 파렴치함이 있었나 하며 부끄러움도 느꼈다고 한다"며 "일본인들이 이제 야스쿠니 참배가 단순히 한국과 중국의 반대로 문제시된 것이 아니라 내부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반성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중국, 일본이 모두 한 사건을 겪었지만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이 서로 다르다"면서 "'야스쿠니'는 일본에 비추는 영혼의 거울"이라고 의미를 덧붙였다.

조이뉴스24 유숙기자 rere@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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