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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고 "음악 신념 확실해 개그맨 회사라도 OK"(인터뷰)


슈퍼키드로 활동하다 10년 만에 첫 솔로

[정병근기자] 슈퍼키드가 JDB엔터테인먼트에서 새 출발을 시작했다. 김대희, 김준호, 김준현 등 개그맨들이 주축인 회사지만 문제가 될 건 없었다.

데뷔 10년 만에 첫 솔로로 나선 징고는 "음악에 대한 신념만 있다면 나쁠 게 없다"고 했다. 징고는 새로운 시작의 첫 단추로 슈퍼키드만으로는 채울 수 없었던 또 다른 갈증을 해소할 솔로 앨범을 택했다. 슈퍼키드와는 또 다른 그의 음악관이 오롯이 담겼다.

징고는 지난달 첫 솔로 미니앨범 '징고(Zingo)'를 발표했다. 앨범명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것에서부터 얼마나 자신의 색깔을 담으려 애썼는지 느껴진다. 그에 걸맞게 4곡을 직접 작사 작곡했고, 1곡은 작사를 했다. 슈퍼키드 음악도 징고가 대부분 작업하지만 색깔은 완벽히 다르다.

"슈퍼키드 앨범도 거의 제가 쓰긴 하는데 조율하고 타협해야 하는 게 있어요. 팀이기 때문에 같이 불렀을 때 시너지가 나는 방향으로 써야 하고, 또 슈퍼키드의 색깔도 고려해야 하니까요. 10년간 슈퍼키드로 하다 보니까 우리라는 틀 안에서 하지 못하는 저만의 얘기들이 쌓이더라고요. 그걸 풀지 못하니까 답답했고 해소하고 싶었어요. 그건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고 각자 활동으로 풀고 있어요."

징고가 자신의 음악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들여다보게 된 계기는 군대에서다. 처음으로 동료들과 완전히 떨어져 음악을 하지 않는 사람들과 지내면서 '너의 음악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멈칫하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군대에 있을 때였는데 슈퍼키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됐고, 제 음악의 기준이 멤버들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전 쭉 거기에만 묶여 있었던 거에요. 그러면서 '내 음악은 뭘까'를 생각하게 됐어요. 아직도 '나다움'에 대해 찾아나가는 과정이지만 확실한 건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에 대한 구분은 생겼어요. 옷으로 치면 나만의 피팅과 나만의 색깔로 소화할 수 있는 옷은 따로 있다는 걸 안 거죠."

징고는 슈퍼키드 곡을 쓰는 중에도 언젠가 혼자 할 때 괜찮겠다 싶은 곡의 영감이 떠오르면 따로 다 모아놨다. 이번 솔로 앨범에 수록된 더블 타이틀곡 '날 사랑하지 마요', '널브러져'를 비롯해 '버스 드라이버', '느닷없이 걔', '로드 킬(Road Kill)' 5곡은 그렇게 3년여에 걸쳐 완성됐다.

징고는 이제는 확실히 '내 음악은 이거다'라고 얘기할 수 있게 됐고, 그 첫 결과물이 첫 미니앨범 '징고'다.

솔로앨범이 나오기까지 3년간 그는 슈퍼키드가 아닌 징고의 음악에 갈증이 점점 커졌고 실행에 옮기려고도 했다. 하지만 직접 운영했던 회사가 힘들어지고 다른 회사들과도 계약 직전에 상황이 번번이 틀어지면서 힘든 시기를 겪었다.

타이틀곡 '날 사랑하지 마요'는 희망고문에 번번이 좌절하고 말았던 자신의 심경을 지난 사랑의 상처와 그로 인한 후유증에 빗대어 표현한 곡이다. 떠나간 사랑에 대한 후회와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을 반어적으로 표현하여 이야기하듯 담담한 목소리로 표현했다. 징고는 "여러 번 기회가 찾아왔는데 매번 무산되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꿈을 갖다가 허탈해지는 게 반복되는 상처를 사랑에 대입해서 만든 노래"라고 설명했다.

방황기를 겪으며 시련이 정점에 치달을 때 지금의 회사 JDB엔터테인먼트와 얘기가 잘 됐다.

"개그맨 회사라 인식이 어떨까 하는 생각은 했어요. 그런데 음악에 대한 신념만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가수들이 있으면 우리가 오히려 홀대 받을 수도 있는데 우리밖에 없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집중된다는 점에선 오히려 좋았죠(웃음). 3년 정도 회사를 차려서 경영을 해봤는데 슈퍼키드 안에서도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조율해가면서 우리 음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 다른 타이틀곡 '널브러져'는 일상생활에서 남들이 놓칠 수 있는 소소한 영감들을 캐치해서 만든 곡이다. 매일매일 반복되고 피곤한 삶의 굴레 속에서 지쳐있는 우리네 일상에서, 소소한 일탈을 통해 재충전과 잊고 지냈던 여유로 찾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여기에 경쾌한 디스코 리듬에 강렬한 신스 사운드가 더해진 레트로풍의 노래 '버스 드라이버', 세밀하게 디자인된 멜로디가 인상적인 '느닷없이 걔', 수록곡 중 가장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스타일리시한 사운드로 풀어낸 '로드 킬'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다양한 음악들을 관통하는 하나는 바로 '감성'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우리 모두가 느끼는 감정들을 다양한 사운드로 표현해낸 것.

"음악을 계속 하다 보면 감성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음악적인 속물이 돼간다고 해야 하나. 음악을 듣고 '우와 좋다'가 아니라 '우와 잘 만들었다'가 되는 거죠. 한 번 듣고 잊혀질만한 그런 음악은 만들기 싫었어요. 실시간 차트에 있는 유행곡 중 하나가 되기보다는 누군가의 음악 재생목록에 있는 곡이 그 사람의 인생이었으면 좋겠고 그 중 하나가 내 곡이었으면 좋겠다는 절실함으로 곡을 만들어요."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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