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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넥벤저스' 타선 넥센, 3연속 PS 진출


가을야구 단골손님으로 자리잡아…NC전 상대전적 열세 발목 잡혀

[류한준기자] 지난 2013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넥센 히어로즈는 '가을야구'에 연달아 나갓다.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삼성 라이온즈를 맞아 선전했지만 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한 발 모자랐다.

넥센은 올 시즌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삼성의 통합 우승 5연패를 저지할 수 있는 대항마로 꼽혔다. 팀 전력이 단단하다는 것을 두루 인정받을 정도로 넥센은 어느새 리그의 강팀으로 성장해 있었다.

◆막강 화력 '넥벤저스' 타선

넥센 타선은 2013, 2014년 각각 125홈런, 199홈런을 쳤다. 팀 홈런 부문 연속 1위에 올랐는데 올 시즌에도 막강 화력은 여전했다.

4년 연속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현 미네소타)를 앞세워 유한준, 브래드 스나이더, 이택근 등이 버틴 타선은 200홈런을 훌쩍 넘겼다.

kt 위즈의 가세로 10구단 체제가 되면서 정규리그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난 것 까지 더해져 넥센 타자들은 203홈런을 합작했다. 3시즌 연속 팀 홈런 1위는 넥센의 차지가 됐다.

지난해 40홈런을 쳤던 강정호(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해 타선 약화가 걱정됐으나 이는 기우였다. 넥센 타자들은 홈런만 펑펑 쏘아올린 건 아니다. 팀 타율 부문에서도 2할9푼8리를 기록, 삼성(3할2리)에 이어 2위에 올랐다. 855타점으로 타점 부문에서도 1위였다.

KBO리그 최초로 2시즌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박병호(53홈런)를 비롯해 모두 9명의 타자들이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박헌도가 홈런 2개를 더 쳤다면 두자릿수 홈런 타자 10명을 배출할 뻔했다.

팬들은 이런 넥센 타선을 헐리우드 영화 '어벤저스'에 빗대 '넥벤저스'라 불렀다. 넥센 타선은 KBO리그를 지배한 셈이다.

◆2% 부족 마운드, 토종선발 찾기

지난해 20승을 올린 좌완 앤드류 밴헤켄은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밴헤켄은 15승(8패)을 올리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넥센이 정규시즌에서 순위경쟁에 밀리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힘은 타선에만 있지 않았다. 밴헤켄 외에 라이언 피어밴드가 13승(11패)을 보태 외국인투수들이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줬다.

또한 지난 시즌까지 조상우와 함께 '필승 중간계투조'로 뛰었던 한현희가 선발진에 합류해 승수를 챙겼다. 그는 11승(4패)을 올렸다. 지난 2009년 이현승(현 두산 베어스) 이후 넥센 유니폼을 입은 토종 투수 중에서 6년 만에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주인공이 됐다.

베테랑 송신영도 특정팀에 표적 등판해 선발 7승(4패)을 보탠 부분은 큰 힘이 됐다.

그러나 넥센 마운드는 고질적인 문제로 시즌 내내 힘들어했다. 밴헤켄과 피어밴드, 한현희 외에 4, 5선발 자리가 불안했다. 한현희도 선발로 맞은 첫 시즌 롱런하지 못했다. 시즌 후반기 불펜에 문제가 생기자 다시 중간계투로 이동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올 시즌 벤헤켄과 피어밴드, 한현희, 송신영을 제외하고 국내 투수 11명을 선발로 시험했다.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지난 시즌 9승을 올린 문성현은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선발승을 올리지 못했다. 김영민도 시즌 후반 프로 데뷔 첫 완봉승을 올리는 등 깜짝 활약했으나 만성 골수염 백혈병 진단을 받고 전력에서 제외됐다.

◆연이은 부상, 힘들었던 정규시즌과 피날레

넥센은 올 시즌 부상 선수가 많이 나왔다. 시즌 초반 팀 전력의 핵심 선수 중 한 명인 주전 2루수 서건창이 가장 먼저 전열에서 이탈했다.

서건창은 4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 9회초 1사 주자없는 가운데 타석에 나와 땅볼을 친 뒤 1루 주루 과정에서 두산 1루수 고영민과 부딪혔다. 고통을 호소한 서건창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서건창은 진단 결과 오른쪽 무릎 후방 십자 인대가 파열됐다.

서건창에 이어 유한준, 이택근(이상 외야수)도 수비 도중 부상을 당했다. 내야 핵심자원인 김민성도 부상으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서건창이 전력에서 빠지면서 테이블 세터진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규정타석(446타석)에 3타석모자랐지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3할1푼)을 기록한 고종욱의 발견은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올 시즌 넥센이 거둔 뜻밖의 수확 중 하나였다.

넥센은 시즌 중반 이후 4위 밖으로 밀려난 적은 없었다. 그러나 목표로 삼았던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지는 못했다. 고비마다 앞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모자랐다.

가장 큰 원인은 특정팀에게 너무 약했다는 것이다. 넥센의 천적 노릇을 한 팀은 NC 다이노스다. 넥센은 NC와 올 시즌 치른 16차례 맞대결에서 3승 13패로 크게 밀렸다.

넥센은 지난 시즌에도 NC를 상대로 5승 11패로 열세였는데 결국 NC 트라우마를 넘어서지 못했다. 여기에 시즌 후반이던 9월말 6연패를 당한 것이 정규시즌 순위 경쟁에서 4위에 그친 가장 큰 원인이 됐다.

넥센은 4위로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올 시즌부터 처음 도입된 와일드카드결정전에 나서 5위 SK 와이번스를 물리치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준플레이오프 상대는 정규시즌 동안 치열한 3위 다툼을 했던 두산이었다. 넥센은 4차전까지 1승 2패로 두산에게 밀렸다. 넥센은 4차전 8회까지 두산에게 9-5로 앞서고 있었다. 승부가 최종 5차전으로 넘어갈 것이 확실해 보이던 9회초 두산 공격에서 넥센에게는 믿어지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두산은 9회초에만 대거 6점을 뽑아 경기를 뒤집었다. 넥센은 마무리 손승락을 중간계투로 투입하고 한현희, 조상우 등 필승조를 모두 마운드에 올렸지만 두산의 무서운 기세를 막지 못했다. 9-11로 믿어지지 않는 역전패를 당하며 넥센은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두산에 밀려 올 시즌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넥센 입장에선 목동구장에서 치른 마지막 경기를 허무하게 끝낸 셈이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서면서 강팀 이미지를 굳힌 넥센이지만 2015시즌 마무리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넥센은 내년부터 고척 돔구장으로 홈을 옮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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