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쿠바 꺾고 4강 진출…일본과 결승행 다툼

[석명기자] 한국이 아마야구 세계 최강 쿠바를 잡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6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8강전에서 쿠바를 7-2로 물리쳤다. 양의지가 홈런 포함 3안타를 때리는 등 타선이 고루 활약했고, 투수들의 효과적인 계투도 든든했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부터는 장소를 일본으로 옮겨 진행되는데 한국은 19일 도쿄돔에서 일본과 결승진출을 다툰다. 일본은 이날 8강전에서 푸에르토리코를 꺾었다. 한국은 지난 8일 개막전에서 일본에 당했던 0-5 완패를 설욕할 기회다.

B조 3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A조 2위 쿠바와 만났다. 두 팀은 이번 대회가 열리기 직전 서울 고척돔구장에서 두 차례 평가전(서울 슈퍼시리즈)을 치른 바 있다. 당시 1승1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만만찮은 상대 쿠바였지만 한국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쳤고 초반부터 경기를 잘 풀어갔다.

1회초 한국은 상대 실책과 김현수의 안타로 1사 1, 2루를 만들고도 이대호가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처음 찾아온 득점 기회를 날렸다.

그래도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았다. 2회초 무서운 타격 집중력을 발휘하며 빅이닝을 만들고 주도권을 잡았다. 타선에 불을 붙인 것은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의 장타였다. 박병호는 쿠바 선발투수 프랑크 몬티에트를 중월 3루타로 두들겼다.

다음 타자 민병헌이 중전 적시타를 쳐 가볍게 선취점을 냈다. 황재균의 안타가 이어져 무사 1, 3루 찬스가 이어지자 쿠바 벤치는 투수교체 카드를 꺼냈다.

쿠바 두번째 투수 리반 모이넬로가 마운드에 올랐으나 달궈진 한국 타선을 감당해내지 못했다. 양의지가 곧바로 중전 적시타를 때려 2-0을 만들었다. 김재호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된 후 정근우가 깔끔한 2타점짜리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4-0으로 점수가 벌어졌다.

쿠바 마운드는 노베르토 곤잘레스를 거쳐 4번째 투수 미겔 라헤라로 바뀌며 어떻게든 한국의 화력을 잠재우려 애썼다. 김현수의 볼넷으로 계속된 2사 1, 2루에서 이대호가 라헤라로부터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 5득점째를 올렸다.

2회초에만 대거 5점을 뽑아내자 한국 선발투수 장원준은 4회까지 무실점으로 쿠바 타선을 봉쇄했다. 한국 역시 3회부터는 라헤라의 투구에 말려 공격이 소강상태에 빠졌다.

쿠바가 5회말 반격에 나섰다. 알렉산데르 마예타의 안타와 오스발도 바스케스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자 에스타일레 에르난데스가 장원준으로부터 우전 적시타를 쳐 한 점을 만회했다. 이 때 우익수 민병헌이 3루로 뛰던 1루주자 바스케스를 멋진 호송구로 잡아준 것이 다행이었다.

하지만 장원준은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삼진으로 투아웃까지 잡은 다음 볼넷을 허용해 2사 1, 2루로 몰렸다. 위기를 감지한 한국 벤치는 투수를 임창민으로 교체했다. 임창민이 첫 상대한 유니에스키 구리엘에게 적시 안타를 맞고 5-2로 추격 당하긴 했지만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끝냈다.

이제 한국이 지키는 야구를 펼칠 차례였다. 임창민이 1이닝을 막고 물러난 후 차우찬이 1.1이닝을 책임졌다. 8회말 무사 2루에서 차우찬을 구원 등판한 정대현은 세 명의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아 역시 쿠바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정대현이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한 타자를 처리하고 물러나자 이현승이 마무리 등판해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고 경기를 끝냈다.

달아나는 점수를 내지 못하던 한국은 8회초 양의지가 쿠바 5번째 투수 혼데르 마르티네스로부터 좌월 솔로포를 쏘아올려 다시 화력에 불을 붙였다. 이어 김재호의 안타와 정근우의 볼넷으로 엮어낸 2사 1, 3루에서 김현수가 1타점 안타를 쳐 쐐기점을 뽑았다.

양의지는 2회 대량득점을 할 때도 적시 안타를 치는 등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 활약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김현수 박병호 민병현이 나란히 2안타씩 기록하는 등 한국 타선은 2번 이용규를 제외한 선발 전원 안타로 13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쿠바는 무려 9명의 투수를 동원하는 마운드 물량공세를 폈으나 한국 타선을 감당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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