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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예비역 병장 김정훈 "싸움닭 되겠다"


한현희 선발 전환으로 생긴 불펜 공백 메울 자원…코칭스태프 '눈도장'

[류한준기자]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과 손혁 신임 투수코치는 지난 1월 스프링캠프를 떠나기에 앞서 한 선수의 이름을 콕 찝어 얘기했다. 손 코치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며 "아직 한 번도 던지는 걸 제대로 못봤는데 애리조나에서 투구를 볼 생각을 하니 내가 다 떨린다. 캠프가 어서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투수 한 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염 감독도 "든든한 마운드 자원이 가세했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의 주목을 끌고 있는 주인공은 예비역 병장 김정훈이다. 그는 지난 2010년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진흥고 에이스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 소문도 있었으나 넥센으로부터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프로 첫 시즌 1군에는 5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미래'는 밝았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128이닝을 던지며 12승 5패 평균자책점 3.21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당시 팀을 맡고 있던 김시진 전 넥센 감독은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미래 재목으로 김정훈을 꼽았다. 그러나 김정훈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2011년 팔꿈치 부상을 당한 것이다. 그 해 공식경기에는 단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지루한 재활을 거쳤다.

김정훈은 2012년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다. 6경기에 등판했다. 승패는 없었다. 2010년과 견줘 평균자책점이 9.39에서 3.60으로 낮아진 부분을 위안으로 삼았다. 그는 시즌 종료 후 군입대를 결정했고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두 시즌 동안 마무리로 뛰었다. 지난 시즌 40경기에 출전해 1승 2패 1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제2의 한현희·조상우를 노린다

넥센은 올 시즌 선발진 강화라는 과제가 있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치른 한국시리즈에서 염 감독은 3명의 선발 카드를 꺼냈다. 상대적으로 약한 4, 5선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넥센은 그런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삼성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염 감독은 "다른 건 몰라도 정규시즌이나 포스트시즌에 꼭 5선발 로테이션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넥센 불펜에서 '필승조' 중 한 명이던 한현희를 이번 시즌 선발로 보직 변경시키기로 결정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현희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경우 기존의 조상우, 마정길 등과 함께 한현희를 대신할 새 얼굴이 나와야 한다. 이 때 염 감독의 머리에 떠오른 선수가 바로 김정훈이다.

김정훈은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몸을 풀지 않았지만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에 가까웠다. 상무 시절 던지기 시작한 체인지업도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정훈 스스로도 "다른 변화를 주려고 하지 않았다"며 "(체인지업) 하나만 마스터하자고 마음 먹었다"고 할 정도다.

김정훈은 애리조나 캠프를 잘 마무리했다. 사실 캠프를 앞두고 걱정은 있었다. 또 다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었다. 4년 전 당한 부상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는 "아프지 말고 부상만 당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1차 캠프가 잘 마무리돼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김정훈을 비롯한 넥센 선수단은 이제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차 캠프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김정훈은 "애리조나에선 투구 밸런스와 제구력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구속이 빠르고 변화구가 좋다고 해도 제구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투구 밸런스는 신인시절과 프로 2년차까지 김정훈이 풀어야 할 과제였다.

그는 2차 캠프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김정훈은 "이제 연습 투구는 끝났다"며 "나 또한 이제부터 실전"이라고 강조했다. 2차 캠프는 연습경기 위주로 치러진다.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다. 김정훈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지 모르겠지만 싸움닭이 무엇인지 꼭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보직은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 그러나 한현희가 지난 두 시즌 동안 맡았던 자리를 김정훈이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그러나 어떤 보직을 맡든지 거기에 걸맞게 최선을 다하겠다. 한현희가 두 시즌 연속 홀드왕을 차지했는데 나는 3시즌 연속 홀드왕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훈이 염 감독 등 코칭스태프의 기대만큼 1군 마운드에 안착한다면 넥센 마운드는 더욱 단단해진다. 한현희가 빠졌지만 조상우, 마정길 등과 함께 '필승조 시즌2'를 열 가능성도 높아진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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