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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다시 '우승후보'가 됐다


한국, 호주에 1-0 승리…3연승으로 A조 1위

[최용재기자] 또 다시 1-0 승리다. 1골을 넣었고 무실점으로 막아 승점 3점을 챙겼다. 3번째다. 아니 모든 경기가 이랬다.

그런데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 나선 한국 축구 대표팀은 A조 1차전에서 오만에 1-0 승리를 거뒀다. 2차전에서도 쿠웨이트에 1-0으로 승리했고, 3차전에서도 호주를 1-0으로 무너뜨렸다. 3번 모두 1-0 승리였지만 앞선 두 경기와 호주전은 달랐다.

무엇이 달랐는가. 우선 상대팀의 수준이 달랐다. 오만과 쿠웨이트는 한국과 비교해 열세의 전력이었다. 하지만 호주는 개최국에다 강력한 우승후보다. 한국과 대등한 상대였다. 상대의 수준에 따라 같은 1-0 승리라도 체감 온도가 다르다. 숫자는 1-0으로 같지만 앞선 두 경기 1-0의 가치보다 호주전 가치가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앞선 두 경기에서 1골씩만 넣어 한국대표팀은 골결정력 부족으로 비난을 받아야 했다. 더 많은 골을 넣었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그런데 호주전에서 1골을 넣은 후 골결정력 부재라는 말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또 앞선 두 팀에 무실점을 한 것과, 1~2차전에서 8골이나 넣은 호주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 역시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상대의 수준보다 더 중요한 다른 면이 있었다. 강팀을 이긴 것이 다가 아니었다. 또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이것이 호주전 승리를 이끈 원동력이었고, 이전 무기력했던 대표팀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태극전사들의 '투혼', 이것이 같은 1-0 스코어 속에서 전혀 다른 대표팀을 만든 핵심이었다.

호주전에도 한국의 골결정력은 여전히 부족했고, 수비수 실수와 허점으로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런데 호주전 1-0 승리는 환호와 갈채를 받았다. 앞선 경기와 경기 내용이 달랐기 때문이다. 슈팅 횟수, 패스의 질, 점유율 등의 내용이 아니었다.

선수들의 눈빛, 투지, 적극성, 이기려는 의지가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대표팀은 반전할 수 있었다. 경기 내용은 호주에 밀렸을지 모르지만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절대로 밀리지 않았다. 그래서 승리할 수 있었다. 한국 축구팬들이 가장 원하는 모습이 바로 이것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역시 같은 1-0 승리였지만 호주전 승리에 큰 만족감을 드러낸 이유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전 후 "오늘 경기는 결과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했던 것은 선수들이 어떤 경기를 하느냐였다. 우리 선수들이 투지 넘치는 경기를 보여줬다. 파이팅이 넘치고 적극적으로 경기를 했다. 오늘 같은 모습이면 앞으로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앞선 두 경기와는 달랐다. 어떤 정신력으로 풀어갈 지가 중요하다. 오늘과 같은 자세라면 계속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고의 경기라고 극찬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앞서 쿠에이트전이 끝난 후 "우리는 더 이상 우승후보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는 너무나 비교되는 발언이다. 호주전을 치른 슈틸리케 감독의 만족감은 분위기를 반전시킨 한국이 다시 우승후보의 위용을 선보여,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아주 작은 자세의 차이가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이것을 보여줬다. 모두가, 심지어 중국마저 우승후보가 아니라며 한국을 향해 비아냥거릴 때 태극전사들은 묵묵히 자세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다시 '우승후보'가 됐다. 이런 자세와 의지로는 무서울 것이 없다. 가장 유력한 개최국 호주를 이겼는데 그 누구를 이기지 못하겠는가.

조이뉴스24 브리즈번(호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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