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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도희, 이제 사투리는 그저 거들뿐(인터뷰)


"연기도 노래도 모두 잘 해내고 싶어"

[정병근기자] 민도희는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사해 배우가 됐고, 배우가 되기 위해 사투리를 내려놔야 했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 같았다"던 표준어가 자연스럽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단순히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연기를 향한 그녀의 열망과 노력을 보여준다.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자신보다 덩치가 큰 콘트라베이스를 메고 다니던 민도희는 '욕쟁이 윤진이'를 한 꺼풀 벗고, 배우로 크게 한 걸음 내딛었다. 사투리는 그저 거들뿐이다.

"'칸타빌레'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종방연 하고 아직까진 여유가 없지만 밤을 새다가 저녁에 퇴근하니까 좋아요(웃음) '칸타빌레'는 저한테 의미가 있는 작품이에요. 처음으로 공중파를 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고 악기나 클래식도 잘 몰랐는데 드라마를 통해서 알게 돼서 기분이 좋아요. 얻어가는 게 많아요."

민도희는 극 중 자기보다 큰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최민희 역을 맡았다. 촬영 내내 콘트라베이스를 끼고 살며 연습하다 보니 소리 정도는 낼 수 있게 됐다.

"콘트라베이스를 실제로 보신 분들이 많이 없으실 텐데 전 상상 속에서 첼로 크기 정도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훨씬 더 크더라고요. 차에 싣고 다녔는데 길이도 그렇고 부피도 커서 차 안이 좀 답답할 정도였어요. 연주는 그렇게 좋은 소리가 나지는 않고 음계에 맞춰서 하는 정도에요. 현장에서 실제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를 할 때 틀리거나 하진 않아요. 재미있었고 최선을 다 했어요."

연주보다 더 큰 과제는 표준어 대사였다. 다른 배우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민도희는 사정이 다르다. 그녀는 전라남도 여수 출신으로 고향에서도 사투리가 꽤 심한 편이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응답하라 1994' 속 찰진 사투리는 실제 그녀의 말투다. 표준어를 쓰는 민도희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제일 큰 걱정이 표준어였어요. 표준어에 자신이 없다 보니 어떻게 봐주실까 미리 겁부터 먹었어요. 윤진이가 아닌 다른 모습을 생각하지 않으시는 것 같기도 하고. 저뿐만 아니라 저를 선택해주신 감독님도 같이 고민한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더 부담이었죠."

민도희는 그룹 타이니지로 데뷔한 뒤에도 사투리를 못 고쳤다. 그런데 그 사투리가 복이었다. 민도희는 "참 아이러니 하다. 사투리를 못 고쳐서 혼이 났는데 그 사투리 덕에 잊지 못할 작품을 만났다"고 했다. 그게 '응답하라 1994'다. 민도희는 운명의 작품을 마친 뒤 더 독하게 표준어를 연습했다. 영화 '은밀한 유혹' 촬영 때만 해도 대사만 겨우 했는데 이젠 평상시에도 불편하지 않다.

자연스러워진 표준어처럼 민도희도 최민희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자칫 사투리로 굳어질 수 있었던 이미지를 무난하게 넘어섰다.

"앞으로를 봤을 때 그 캐릭터를 벗어나는 게 숙제였어요. 많이 고민스러웠죠. '응답하라 1994' 이후 비슷한 역할 제의가 많았어요. 벗어나고는 싶은 건 있었는데 자신도 없었고요. 고민하다가 '내일도 칸타빌레'가 들어와서 제일 하고 싶었어요. 잘 되든 못 되든 도전을 해보자 싶었죠. 말도 안 되는 자부심일 수 있는데 이 역할이 나 아니면 또 누가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웃음) 그러다고 사투리 이미지를 씻어버리고 싶거나 하진 않아요. 하게 된다면 경상도 사투리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제작진은 최민희 캐릭터에 민도희를 가장 먼저 떠올렸고, 민도희는 더 잘 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또 하나 큰 산을 넘은 민도희는 여전히 생각이 많다. 가수로서 팀 활동도 그렇고 배우로서도 해나가야 할 게 많다는 걸 잘 알아서다.

"처음에 가수로 데뷔했고 본업이 가수기 때문에 넘치는 관심을 받게 됐을 때 정체성 혼란이 없진 않았어요. 다행스럽게도 둘 다 잘 하고 계신 선배님들이 있으니까 둘 다 열심히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요. 키가 작은 게 한계일 수도 있는데 그 부분을 이겨낼 만큼 실력을 갖추려고 노력할 거에요. 타이니지도 색깔을 찾아나가는 단계니 기대해 주세요"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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