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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성남팬들과 '아름다운 이별' 준비하다


[최용재기자]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이 사퇴했다.

신태용 감독은 올 시즌 FA컵 16강 탈락,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 K리그 스플릿 시스템 A그룹 진입 실패, 최종 K리그 12위라는 부진한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짊어지고 성남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9년 추락하던 성남의 지휘봉을 잡아 그 해 K리그 준우승, 2010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1년 FA컵 우승 등 3년 연속 값진 영광을 만들어내며 '난놈'으로 각광받던 신 감독의 전진이 2012년 멈춰 선 것이다. 신 감독에게 더 이상 영광은 없었고 성남도 환하던 빛을 잃었다.

그 누구보다 신 감독의 가슴이 아팠다. 화려한 감독 생활을 하다 찾아온 첫 시련을 감당하기가 벅찼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극복해내려 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팀은 더 추락하기만 했다.

앞만 보고 달려왔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봤다. 자만도 했다. 패기 넘치는 젊은 감독에게 영광은 항상 따라오는 줄만 알았다. '난놈'은 무엇을 해도 될 줄만 알았다. 그런데 현실은 냉혹했고 시련은 차가웠다. 자신이 부족한 것을 느꼈고 더 성장해야 한다는 절심함도 경험했다.

신 감독이 스스로 사퇴를 결심한 이유다. 뒤를 좀 돌아볼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고 한다. 영국 유학 계획도 가지고 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다시 지도자로 복귀할 때 더 좋은 모습, 더 강렬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신 감독은 '쉼'과 '공부'를 택했다.

이렇게 사퇴를 결심한 신 감독.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성남을 떠났다. 그런데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다. 바로 성남팬들이었다. 신 감독을 응원해주고 성남에 열광해줬던 성남팬들이 눈에 밟힌 것이다. 좋지 않은 성적에도 항상 경기장을 찾아와 성남을 응원해주던, 프랜차이즈 스타 신태용에 환호해주던 팬들이기에 신 감독은 그들을 저버릴 수 없었다.

올 시즌 신 감독은 성남팬들에게 큰 아픔과 상처를 줬다. 그 상처를 보듬어주지 못한 채 시즌은 끝났고 그 아픔을 치유해주지 못한 채 성남을 떠난다. 그래서 신 감독은 성남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고 떠나려 한다. 신 감독은 성남팬들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신 감독은 "앞만 보고 달려와서 뒤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 성남을 떠나지만 나는 선수, 감독 모두 성남에서 한 성남맨이고 성남에 섭섭한 마음은 하나도 없다. 아름답게 떠나고 싶다. 가장 죄송한 건 성남팬들이다. 올 시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 너무나 미안하다. 그런데도 끝까지 나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성남팬들에게 선물 하나를 하고 떠나고 싶다"며 성남팬들을 위한 이별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다.

신 감독은 고민 중이다. 아직 이별 선물을 결정하지 못했다. 신 감독은 "성남팬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쓸 지, 성남팬들에게 식사 한 끼라도 대접할 지, 어떤 선물을 할 지 고민을 하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을 전달할 생각이다. 성남팬들과도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사퇴를 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팀을 떠난다. 사퇴를 한 마당에 다른 것들을 챙길 정신적 여유도 감정도 사라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신 감독은 끝까지 성남팬들의 손을 잡았다. 팬들에 대한 진심을 놓지 않기 위해서다. 그래야만 신 감독과 성남팬들은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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