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명월', 딱딱한 남북문제 말랑말랑 로맨스로 '승화'

[김양수기자] KBS 2TV 새 월화 드라마 '스파이 명월'이 딱딱한 남북 문제를 말랑말랑한 로맨틱코미디와 잘 버무려 냈다. 남북 문제를 소재로 했지만 정치적이고 무거운 주제는 벗었다. 대신 북한을 남한의 '한류'에 영향을 받는 새로운 공간으로 그려내 눈길을 끌었다.

'스파이 명월'은 남한 최고의 스타 강우(에릭)와 3개월 안에 결혼해 북으로 데려오라는 당의 임무를 맡은 미녀 스파이 한명월(한예슬)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한국형 첩보 멜로물이다.

11일 첫방송에서는 한명월과 강우의 우연적인 만남의 과정을 속도감있고 재미있게 그려냈다. 북한 고위관료의 딸을 위해 강우의 사인을 받아내야 하는 한명월과, 그런 한명월을 스토커로 오인한 강우의 엇갈린 시각차는 1시간여 동안 시청자들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한예슬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외국계기자부터 최고 무술을 겸비한 군인, 그리고 단발머리에 교복까지 곱게 차려입은 여고생에 이르기까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에릭 역시 '제2의 독고진'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무대 위의 '환상적인 스타'와 현실의 '까칠한 완벽주의자'의 모습을 대조되게 표현해 내며 시선몰이에 한몫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드라마는 다양한 장소를 오가며 극을 이끌었던 만큼 다소 산만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톱스타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북한 최고의 요원이 싱가포르까지 파견됐다는 설정 역시 다소 억지스럽다는 평가도 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요소가 부족했다', '드라마 중간에 지루했다', '배우들의 연기와 북한말 사투리가 어색하다'며 날선 비판을 내놓았다. 반면 '사랑스러운 명월, 에릭 그대로의 모습을 그린 강우가 너무 사랑스럽다',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이 보였다'는 응원의 메시지 또한 힘을 얻고 있다.

과연, 드라마 '스파이 명월'이 전작인 '동안미녀'의 뒤를 이어 월화극 1위자리를 독차지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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