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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를 뚫고 지나간 '3가지 구멍'


'제4회 수원컵 국제청소년(U-20) 축구대회'에서도 홍명보호는 2연승을 거둬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2일 남아공을 4-0으로 대파하더니 4일 이집트마저 1-0으로 물리쳤다. 결과만 놓고 보면 홍명보호는 거침이 없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여기저기 뚫린 구멍들이 보인다.

이집트와의 경기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이집트는 지금까지 홍명보호가 맞붙었던 상대 중 가장 강한 상대였다. 또 이집트와의 경기에는 K리그 선수들이 합류해 처음으로 발을 맞춘 경기였다. 강한 상대를 만나니 홍명보호는 움츠러들기 시작했고 페널티킥으로 겨우 1-0 승리를 거뒀다. 홍명보호는 대체로 무기력했다.

이집트전에서 청소년대표팀은 적잖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홍명보호를 뚫고 지나간 '3가지 구멍'이 있었다.

◆K리거와 기존 선수들의 부조화

이집트전을 앞두고 이승렬(서울), 구자철(제주) 등 K리그에서 활약하는 프로선수들이 합류했다. 프로경기 일정을 소화하느라 늦게 합류한 이들은 선발 투입되며 그 기량을 점검받았다.

홍명보호의 전력상승에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K리그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선수들이다. 수많은 프로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선수들이다. 그래서 홍명보호에서는 '에이스'로 군림할 것이라 예상하게 만드는 스타들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달랐다. K리거들은 홍명보호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홍명보호의 조직력에 방해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승렬, 구자철 등은 기존의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아 따로 노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동안 맞춰놓았던 조직력이 이들의 합류로 깨지는 결과가 빚어졌다. 현 홍명보호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이런 부조화를 홍명보 감독 역시 인정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홍명보 감독은 "몇몇 선수가 새롭게 경기에 나갔는데 아직까지 조금 미흡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포지션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 함께 한 경기가 첫 경기(남아공전)보다 좋지 않았다. 이런 점을 개선시켜야만 한다"고 말했다.

◆전문 프리키커의 부재

홍명보호는 이집트와의 경기에서 수많은 세트피스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단 하나의 결실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프리킥, 코너킥 등 수없이 골문으로 공을 보내고 선수들이 달려들었지만 결국 공은 골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홍명보호의 세트피스는 정확도, 예리함, 키커와 공격수들간 호흡 등 모든 것들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다. 무모하고, 단조롭고, 또 무기력했다. 앞서 벌어진 일본 대표팀의 화려하고 다양한, 그리고 날카로운 세트피스와는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

홍명보호 세트피스가 위력을 발휘못한 핵심은 바로 전문 프리키커의 부재였다. 이날 홍명보호의 프리키커로 나선 이는 구자철과 김민우 등이었다. 이들의 킥은 정확하지 않았다. 동료 선수들을 벗어나기 일쑤였고 골문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홍명보 감독은 "세트피스는 연습밖에 없다. 구자철이 원래는 세트피스 키커가 아니었는데 전반전에 빠진 선수가 있어 대신 키커로 나섰다. 앞으로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며 전문 프리키커의 부재를 인정했다.

◆상대 개인기에 휘둘린 수비력

이집트는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했다. 홍명보호 수비는 그 화려한 개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대1 대인마크의 허술함을 드러냈다. 또 두 명이 달라붙어도 개인기 앞에서는 뚫리기 일쑤였다. 90분간 홍명보호에 닥친 위기는 대부분 이집트의 개인기에 무너져내린 탓이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홍 감독은 "우리 조직력은 어느팀 못지않게 좋다. 몇 차례 허술한 장면이 나왔지만 조직적인 부분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발전했다. 90분 내내 상대에 끌려다니지 않고 경기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도 수비에서 나오는 조직력 때문이다"며 수비 조직력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을 드러냈다. 조직적인 수비로 개인기는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는데, 실제 실점 없이 경기를 끝마친 부분은 인정해줄 만하다.

3가지 큰 구멍이 홍명보호를 뚫고 지나갔지만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다. 지금 당장이 아닌, 오는 9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청소년 월드컵을 위한 준비기간이기 때문이다. 준비하고, 보완하며 구멍을 메울 시간이 남아 있다.

홍명보 감독 역시 "지금 시점에 우리에게 문제점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남은 기간 개선해야 할 부분을 알게 된 좋은 기회였다"며 부족했던 경기력을 미래에 대한 준비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조이뉴스24 수원=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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