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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드라마 표절시비 끊이지 않는 이유


어떤 창작자의 작품을 '표절'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표절방지 가이드 라인을 보면 작품의 표절을 판단하기 위해선 대사뿐만 아니라 등장인물, 플롯, 사건의 전개과정, 작품의 분위기, 전개속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비교해야 한다고 명기되어 있다.

이 말은 두 작품의 구체적인 플롯의 유사성이 더 많이 인정돼야 한다는 말로 표절의 잣대를 엄격히 적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작가의 개성이 강하게 반영된 부분의 차용은 표절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있어 표절의 기준에 대한 의견은 보는 이의 따라 분분하다.

최근 TV 방송 드라마 시장에 표절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창 방영중인 MBC 수목드라마 '신데렐라맨'의 제작사는 지난 13일 표절을 주장하는 모제작사와 이들의 주장을 게재한 언론매체에 대해 터무니 없는 얘기라며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손해배상 등의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내달 첫 방송될 예정인 KBS '매거진 알로'(가제)와 SBS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스타일'은 방영도 되기 전에 표절시비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들 두 작품은 패션을 소재로 인물 설정 구도가 유사하고 한두달 간격으로 안방극장에 선보일 예정이어서 이들간의 표절공방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에앞서 최근 '막장드라마'라는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며 인기리에 종영된 '아내의 유혹' 역시, 한 소설가로부터 표절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들간의 주의 주장의 시시비비를 가리기는 쉽지 않다. 앞서 언급한 바 와 같이 표절을 판단하는 기준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도록 계량화하고 수치화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수학이나 물리학적 이론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이에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 팔아야 하는 작금의 문화상품의 경쟁논리에서 어찌보면 표절은 자본주의 상품미학 시대에서 '필요 악'이라는 지적이 많다. 불황기 제작사간의 과도한 경쟁과 욕심 또한 이러한 표절시비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오늘날 점점 더 산업화되어 가는 드라마 시장은 작가적 양심과 도덕적 기준보다는 자본적 이익이 우선시되고, 이를 위한 과당 경쟁의 산물이 바로 '표절'이라는 유혹으로 드러날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표절시비가 이처럼 끊임없이 난무한다면 동종업계의 문화적 발전과 성공보다는 '공멸'을 자초하는 길이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표절은 창작자의 창작의지를 꺾고 창작물의 질적저하는 물론 전체적으로 문화산업에 대한 투자 위축까지 유발시킨다는 점에서 근절되어야 마땅하다. 이와 동시에 경쟁사 작품에 대한 흠집내기로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악의적인 표절시비 역시 사라져야 한다.

드라마 시장에 작가적 양심과 제작사간의 도덕적 의식이 더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조이뉴스24 정진호기자 jhju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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