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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감독의 지략, '나는 상대를 알고 상대는 나를 모른다'


김정남 울산 감독의 허를 찌르는 지략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울산은 2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6강 플레이오프 포항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친 끝에 4-2로 승리했다.

90분이 지나고 연장전 30분마저 양팀 모두 득점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승부차기. 연장 후반 15분 김정남 감독은 느닷없이 무실점 선방하고 있던 울산의 간판 골키퍼인 김영광을 빼고 김승규를 투입시켰다. 김승규는 K리그에 첫발을 내딛는 18살의 새내기. 2군리그에서 18경기 출전, 13실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김정남 감독은 이런 새내기에게 준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팀의 운명을 맡겼다. 김정남 감독이 김승규를 투입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포항이 모르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김승규는 포항 키커들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포항의 키커들은 김승규를 몰랐다. 이런 김정남 감독의 지략은 적중했다.

김승규는 포항의 첫 번째 키커 노병준, 두 번째 키커 김광석의 킥을 모두 막아내며 울산에 준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선물했다. 18살 새내기가 울산을 살려냈다.

경기 후 만난 김정남 감독은 "19세 대표인 김승규는 어느 정도 포항 키커들의 킥 방향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준비했던 부분들이 먹혀들었다. 필드플레이에서는 김영광이 월등하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는 김승규가 조금 낫다. 김승규에 대해선 상대도 파악이 잘 안됐을 것"이라며 김승규 카드의 성공 비결을 설명했다.

상대가 모르다고 해도 실력이 없었으면 김승규 출장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김승규는 승부차기 연습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쳐, 김정남 감독의 눈에 들었다. 승부차기에서는 팀의 간판인 김영광보다 낫다고 김정남 감독은 판단했다. 또 김승규는 철저한 비디오 분석을 통해 포항 선수들의 킥 방향을 숙지했다.

김승규는 "비법은 없고 끝까지 보고 뛴다. 상대가 찰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는 순간 뛰었다. 어제 승부차기 훈련에서 2개 정도 막았다. 그래서 승부차기에 투입된 것 같다. 지난 5일 성남과 포항의 승부차기 비디오를 보고 철저히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전 만난 김정남 감독은 "선수들에게 120분 뛸 각오를 하고 있으라고 말했다. 승부차기까지 생각하고 있다. 이틀 동안 승부차기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고 말했다. 김정남 감독의 말대로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갔고, 철저한 준비와 허를 찌르는 지략으로 울산은 승리를 거뒀다.

김정남 감독의 지략과 판단, 그리고 전술이 완벽히 흡수된 한판이었다.

조이뉴스24 울산=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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