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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요', '대장금' 능가하는 출사표


 

SBS 창사 15주년 대하드라마 '서동요'가 5일 오후 9시55분 54부에 걸친 기나긴 여정의 첫 발을 내디뎠다.

'서동요'는 지난해 초 시청률 50%를 돌파했던 MBC '대장금'의 김영현 작가와 이병훈 PD가 다시 한번 야심차게 손잡은 작품.

그동안 조선 시대 중심으로 그려지던 사극을 탈피, 1천400년전 삼국시대의 백제까지 거슬러 올라가 서기 578년 백제 27대 위덕왕 시절부터 서기 610년 백제 30대 임금 무왕 10년까지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어린 시절 천민으로 살아가야 했던 무왕(서동)의 파란만장한 인생부터 신라 선화공주와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 뒤늦게 자신의 신분을 깨닫고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복잡한 과정들이 펼쳐진다.

제작진은 '빠른 전개와 풍성한 에피소드'는 물론 끊임없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극 중 인물의 대사에도 현대적 화법을 섞어 '젊은 세대에게도 사랑받는 사극'을 만들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백제 시대의 화려한 문화와 기술, 그대로 재현한다

또한 백제 시대의 문화와 기술을 재현하면서 많은 석학을 배출했던 백제의 박사(博士) 제도를 조명한다. '대장금'에서 펼쳤던 요리와 의술의 향연이 백제 시대의 기술적 풍요로 대치되는 것.

백제 시대는 대부분의 자료가 소실돼 남아있는 유적과 사료가 부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김영현 작가가 100권, 이병훈 PD가 60권의 책을 구입해 검토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주로 참고한 책은 이도학이 쓴 '살아있는 백제사'다.

이병훈 PD는 "과학 기술 문제를 어떻게 쉽고 재미있게 바꾸느냐가 가장 어려운 점이고 모험"이라면서도 "절대 실패하면 안된다. 드라마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백제의 기술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PD가 대표적으로 예를 드는 것은 칠지도. "모두들 막연하게만 알고 있는 칠지도의 정체를 '서동요'를 통해 발명 과정부터 제작, 생김새, 쓰임새까지 생생하게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김영현 작가 역시 "스스로도 과학에 대한 지식은 일반인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이 소재를 어떻게 국민들이 의미있고 쉽게 받아들이게 하느냐가 관건이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역사적인 사실과 드라마적인 요소 중 어떤 것이 중요한지 결정하는 것이 어렵다. 신중히 판단해가면서 소재를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장금' 때처럼 "한 인물의 성공 스토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 멜로 강화

이PD와 김 작가가 중점을 두고 있는 또다른 부분은 바로 서동과 선화 공주의 러브스토리다. '대장금' 당시 민정호와 장금의 러브스토리를 잘 살리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서동요'에서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은 서동이 천민일 때 적국의 공주를 만난다는 점에서 '대장금' 때보다 훨씬 극적인 설정이다. 제작인이 입을 모아 "로미오와 줄리엣보다 훨씬 더 애절한 이야기"라고 말할 정도다.

이 때문에 이 PD는 "멜로 면에서 훨씬 풍성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더욱 드라마틱하고 재미하게 엮어진다"고 자신했다. 두 사람은 '해피 엔딩'을 맞게 될 것이라는 귀띔이다.

이같이 풍성한 이야기를 이끌어갈 '서동요'의 타이틀롤은 SBS '햇빛 쏟아지다', '온리 유'의 조현재가 맡았다. KBS '어여쁜 당신'의 여주인공 이보영이 선화공주 역으로 출연하고, 두 사람과 삼각관계를 이룰 사택기루 역에는 류진이 합류했다.

이들은 저마다 전작을 통해 안정된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들이다. 조현재의 경우 드라마 데뷔작인 '대망'과 영화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에 이어 세번째 사극 출연이다.

하지만 '대장금'의 이영애-지진희 커플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톱스타는 없지만 조현재-이보영은 좋은 캐스팅"

이병훈 PD는 이에 대해 "한류 붐 이후 드라마가 외국에 활발히 수출되면서 스타들의 몸값이 치솟아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면서 "2년 전 이영애를 캐스팅할 때만 해도 회당 1천만원이 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남녀 주인공을 스타로 캐스팅하면 배우들 몸값의 반을 차지하게 된다. '대장금'과 달리 다루는 이야기가 많아 기본 출연 인원만 40여명인데 그 출연료를 감당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PD와 김작가는 결국 "스타 캐스팅에 따르는 수많은 노력과 경제적인 문제들을 다 감안하느니 이미지에 맞는 신선한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왕자와 공주 역에 걸맞는 기품을 갖추고 용모가 반듯한" 조현재와 이보영이 낙점됐다.

이전 작품에서 드러내지 못한 이들의 매력을 살리겠다는 것이 이 PD의 포부. "스타는 드라마에서 이들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달렸다. '대장금'에서 많은 스타를 낳은 김영현 작가의 입체적인 시각에 따라 이들도 빛나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라는 예측이다.

또한 톱스타 캐스팅을 포기한 덕분에 능력 있는 조연 배우들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하니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한편 백제 시절의 완벽한 재현을 위해 충남 부여군 충화면 가화리저수지 일대에는 '서동요' 오픈 세트 건축이 한창이다. 장마철 비 때문에 공사가 지연되긴 했지만 '완벽주의자' 이병훈 PD가 "건물 하나를 지어도 제대로 된 건물을 지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세트다.

또한 백제인들의 뛰어난 문화와 기술을 살리기 위해 극 중 의상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3번의 테스트를 거쳐 탄생한 의상들은 "아름답고 세련되면서도 지나치게 어렵지 않은 의상"으로 탄생했다. 세심한 부분에까지 이 PD와 의상 디자이너들의 손길이 미쳤다.

제 2의 '대장금 신화'를 향해 첫 발을 내딛는 '서동요'가 이같은 제작진의 힘찬 출사표와 함께 과연 전작을 뛰어넘는 '국민드라마'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조이뉴스24 배영은 기자 youngeu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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