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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그리고 이해' 그란데 코치에게 주어진 과제


부족한 시간이지만 한국 시스템 적응하고 이해해야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토니 그란데 대한민국 코치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까. 결국 적응과 이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3일 스페인 대표팀과 레알 마드리드에서 코치로 활동한 토니 그란데와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와 내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계약을 맺고,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의 코치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력은 정말 그 어떤 인물보다 화려하다. 스페인 최고의 명문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으로 1963년부터 1973년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이후 1977년 은퇴한 이후 여러 팀의 코치를 거쳐 1996년부터 2007년까지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수석 코치로 일했다.

이 기간동안 세계적 명장인 파비오 카펠로, 거스 히딩크, 존 토샥,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을 보좌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세차례 경험했다.

특히 델 보스케 감독과는 남다른 인연도 있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델 보스케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 대표팀의 수석 코치로 활동했다. 이른바 ''델보스케 사단''의 일원이었다. 스페인 언론에서는 그를 ''델 보스케 감독의 오른팔''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그만큼 깊은 관계를 구축했던 인물이다.

그는 델 보스케와 함께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2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스페인이 우승을 차지하는데 기여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코치 경력만 놓고보면 한국이 월드컵 진출국 가운데 최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화려한 경력이다. 70세로 노령인 것을 제외하면 지금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

◆ 세계적 명성의 코치지만 기존 코치진과 적응해야

하지만 제 아무리 보석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몇 가지 현실적인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첫 번째는 기존 코치진과의 호흡 문제다.

이유가 있다. 한국은 과거 외국인 감독과 국내 코치진의 불화로 몇 차례 내홍을 겪었던 바 있다. 지난 1991년 독일 출신의 명장 데트마르 크라머 한국 총 감독과 김삼락 올림픽대표팀 감독 그리고 김호곤 코치가 충돌했던 전례가 있다.

크라머 총 감독은 일본 축구를 1964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 대표팀을 8강까지 진출시키는 성과를 보였던 인물. 이뿐만 아니라 바이에른 뮌헨 등 독일의 강호와 국가대표까지 이끈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충돌 끝에 크라머 총 감독은 결국 사퇴했고 김삼락 체제로 맞이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한국은 3무로 탈락했다.

이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포르투갈 출신으로 자국을 유로 2000에서 4강에 올려놨던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과 박성화 코치의 불화설이다. 당시 피지컬 코치였던 주제 아우구스투가 한 방송에서 "박성화가 사실상 감독이었다. 명박한 잘못"이라고 말하면서 불화설에 기름을 부었다. 한국은 이 시기에 오만(1-3 패), 몰디브(0-0 무) 등 상대적 약체들과 졸전을 펼쳤고 결국 코엘류 감독은 몰디브전 이후 경질됐다. 아픈 역사다.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존 코치진과 호흡 그리고 선수단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중요하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외국인 지도자와 한국인의 조합이 꾸려졌을 때 전체적인 구성원의 호흡이 가장 중요했던 것은 우리 축구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면서 "이러한 부분이 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본선까지 짧은 시간…선수단에 대한 이해 급선무

두 번째는 선수단에 대한 이해다. 한 위원은 "전적으로 그란데 코치가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전제하면서 "지금까지 맡았던 팀들과 한국이 현실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에 적응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란데 코치와 함께 온 미냐노 피지컬 트레이너는 지금까지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에서 주요 경력을 쌓았다.

우선 이 두 팀이 그야말로 세계 축구사를 다시 썼던 팀들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들이 팀을 맡았던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의 레알 마드리드는 라울(은퇴), 지네딘 지단(현 레알 마드리드 감독), 루이스 피구(은퇴), 호나우두(은퇴) 등 세계 축구를 호령했던 선수들이 즐비했다. ''로스 갈락티코스'', 이른바 은하군단이라 불리는 스타 군단이었다.

유로와 월드컵을 제패한 스페인도 마찬가지다. 중원에는 바르셀로나 DNA를 지닌 챠비(은퇴)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 세스크 파브레가스(첼시)가 포진했고 최전방엔 다비드 비야(뉴욕시티FC)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있었다. 헤라르드 피케(바르셀로나)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 등 현 시점에서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센터백들도 포진했다. 냉정하게 한국 선수듥과는 분명한 실력적 차이가 존재한다.

한 위원은 "델 보스케 감독이 스타선수들을 한 데 묶는 덕장 스타일이었다면 그란데 코치는 전술적인 부분을 담당한 유능한 코치"라면서도 "챠비나 이니에스타와 달리 우리는 쪽집게로 선수들에게 짚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오는 6일 곧바로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다고 하지만 10일 열리는 콜롬비아전, 14일 열리는 세르비아전은 사실상 상견례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본격적인 준비는 오는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컵이다. 한 위원은 "이때부터 지금까지 대표팀들이 잘 안됐던 점이나 선수들에 대한 파악 빠르게 수행을 해줘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부터 시작해서 최근 경기의 비디오 분석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선수들에게 발전 과제를 던져주려면 선수를 알아야 한다. 지금과 달리 동아시안컵 때는 K리거들까지 알아야 하는데 이 작업이 보통 작업이 아니다. 어느정도 한계치 안에서 작업을 한다고 해도 분명 많은 수"라고 우려했다.

결국 관건은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빨리 신태용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 등과 융합하여 한국이라는 팀을 이해하느냐다.

그란데 코치는 이날 가진 입국 기자회견에서 "분위기 바꾸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노장 코치와 피지컬 트레이너가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까. 그들의 관록을 한국 축구 팬들은 기다리고 있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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