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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봉준호, 모든 논란에 답하다(종합)


"극장도 넷플릭스도 이해해" 여유와 재치 빛난 답변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봉준호 감독이 영화 '옥자'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들에 대해 직접 답했다. 칸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 초청 논란부터 국내 멀티플렉스 체인과의 상영 거부 사태까지 여전히 진행 중인 영화 외적인 이슈들에 대해, 감독은 "민망했다" "이해한다" 등 솔직한 감정을 실어 답변을 내놨다.

1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 제작 플랜B, 루이스픽처스, 케이트스트리트픽처컴퍼니)의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봉준호 감독과 배우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븐 연, 변희봉,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헨셜이 참석했다.

'옥자'는 10년 간 함께 자란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 분)와 동물 옥자의 이야기다.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가자, 미자는 할아버지(변희봉 분)의 만류에도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옥자'는 개봉을 앞두고 넷플릭스의 극장-온라인 동시 상영 조건과 관련해 국내 멀티플렉스와 갈등을 겪고 있다. 넷플릭스의 동시 공개 조건이 온라인 공개 전 '홀드백' 기간을 주는 국내 극장 산업 관행과 부딪힌다는 데서 벌어진 논란이었다. 이에 CGV와 롯데시네마 등 국내 대형 극장 체인들이 '옥자' 상영에 난색을 표했다.

그에 앞서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영화가 초청됐던 당시에도 온라인 스트리밍 기업의 영화가 전통을 중시하는 칸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합당한지 프랑스 극장업계의 반발이 일었다.

이날 봉 감독은 '옥자'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에 대해 여유 있게 답했다. 그는 "가는 곳마다 논란을 몰고 다녔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그렇게 됐다"며 "논란을 야기하며 새로운 룰, 규칙이 생기고 있다. 프랑스에도 이후 (온라인 스트리밍 기업의 영화를) 어떻게 다룰지 규정이 생겼다. 우리 영화가 영화 외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도 이 영화가 타고난 복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칸의 경우 우리가 초청되기 전 프랑스 내부에서 법적 정리가 되면 좋았을텐데 사람을 초청해놓고 논란을 벌이니 사람을 민망하게 하더라. 미리 정리하지 그랬나 싶다"고 답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상영을 둘러싼 국내 상황에 대해선 극장 측과 넷플릭스 모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멀티플렉스 입장이 충분히 이해 간다"며 "최소 3주 홀드백을 원하고 있는데 극장업을 하는 분들 입장에서 그런 입장이 당연 생각한다"고 알렸다. 이어 "넷플릭스의 입장에서 스트리밍을 동시에 하는 원칙도 존중돼야 한다 생각한다"며 "'옥자'는 가입자에게서 거둔 회비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극장에 간 분들 볼 동안 가입자는 기다리세요'라고 우선권을 뺏을 수 없다. 그런 입장을 존중한다"고 알렸다.

봉 감독은 이번 논란이 자신의 욕심에서 기인했다는 답을 하기도 했다. 그는 "왜 이런 논란이 생겼는지 보면 저의 영화적 욕심 때문 아닌가 생각한다"며 "(해외에서) 극장 개봉을 넷플릭스가 강행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 한국이 특이한 케이스다. 그 원인 제공자는 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촬영감독 다리우스 콘지와 영화를 찍을 때부터 '큰 화면에서 많이 보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었다"며 "미, 영, 한에서 되도록 큰 스크린에 많이 걸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욕심이었다"고 답했다.

"배급사 NEW도 그런 취지에 공감했던 것"이라고 말한 봉 감독은 "현실적으로 제도나 법적으로, 칸에서도 그랬지만, (논란) 그 뒤에 룰이 생기지 않았나. '옥자' 관련해서도 업계 룰이 세부적으로 다듬어질 것 같다. 룰, 규칙보다 영화가 먼저 도착한 시간 차 있던 것 같다. 한국에서도 옥자가 규정, 룰을 정비하는 데 신호탄이 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감독은 "나의 영화적 욕심으로 벌어진 논란이고 이로 인해 피로감을 느꼈을 업계 관계자들께 죄송하다. 감독으로서 넷플릭스의 품질 좋은 스트리밍과 극장에서 영화를 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며 "멀티플렉스 체인은 아니지만 곳곳 극장들이 옥자를 상영한다. 여기서 극장을 다 말하고 싶을 정도"라고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한동안 잊고 지냈던 극장을 찾아볼 기회다. 지금 상황이 만족스럽다"며 "작지만 길게 여러분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알렸다. 이날 기자회견 중 봉 감독은 대한극장과 서울극장 외에도 파주 명필름 아트센터, 건국대 KU시네마테크, 부산 영화의 전당 등 '옥자'를 상영하는 비 멀티플렉스 극장들을 최대한 많이 언급, 홍보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루시 미란도 역을 맡은 틸다 스윈튼은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옥자'가 성장 영화라 생각한다"며 "영화가 암시하려 하는 것, 옥자와 미자의 여정으로 말하는 것은 우리가 성장할 때 사랑을 포기하거나 가족의 기능을, 서로에 대한 신뢰를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설국열차'에 이어 또 한 번 봉 감독과 작업한 틸다 스윈튼은 그를 가리켜 "내 형제"라고 표현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극 중 미자 역의 안서현은 칸국제영화제에 영화가 초청돼 현지를 방문했던 것에 대해 "모든 배우들이 쉽게 갈 수 없는 자리에 이렇게 훌륭한 배우 세계적인 감독, 배우 분들과 같이 손을 잡고 그 길을 걸었다는 것이 너무 영광이고 행복하다"며 "앞으로 연기하면서도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생긴 것 같아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답했다.

변희봉은 "칸에서 봉준호 감독의 위상을 두 눈으로 똑바로 보고 왔다"며 "그 큰 극장에서 기립 박수가 5분 동안 계속됐다"고 말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정다운 미소와 감정으로 항상 일하면서도 배우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항상 메시지가 있다. 어떤 작품도 그냥 (줄거리가) 그냥 흘러가는 법이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영화는 오는 29일 대한극장과 서울극장 등에서 개봉을 확정했다. 넷플릭스에서도 동시 공개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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