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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한번볼래?]'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


네가 즐겨 듣던 그 노래, 어디까지 들어봤니?

[조이뉴스24 정병근 기자] 어른들이 요즘 노래를 들을 때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얘~ 난 도저히 뭐라고 하는지 못 알아듣겠다". 그게 단순히 세대 차이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요즘 노래 정말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기 어렵다. 오죽하면 노래를 몇 번이나 들려주고 힌트까지 줘도 가사를 못 맞힌다.

속도가 빠른 랩을 들려주는 것도 아니고, 기계음으로 범벅이된 부분을 고르는 것도 아니다. 느린 템포의 곡도 있고 댄스곡에서도 평범한 노래 파트를 오려낸다. 물론 알아듣기 어려우니 문제로 가져왔겠지만, 아이돌도 아이돌의 곡을 못 알아들어 맛있는 음식 앞에서 배를 곯는다.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은 고난이도 세대초월 노래 듣기평가다. 붐이 문제를 내고 신동엽, 걸스데이 혜리, 개그우먼 박나래, 샤이니 키, 이종격투기 선수 김동현, 개그맨 문세윤, 래퍼 한해가 전국 시장 속 핫한 음식을 걸고 노래 가사 받아쓰기 게임을 한다.

받아적어야 하는 가사는 대부분 30글자를 넘지 않는다. 한 번 듣고 맞추면 음식을 전부 먹을 수 있지만, 틀리면 반으로 줄어든다. 이후 글자수 힌트를 받고 한 번 더 노래를 듣는다. 그래도 틀리면 음식은 또 반으로 줄고 띄어쓰기나 한 글자 힌트를 받고 노래를 듣게 된다.

그렇게 총 3번의 기회 안에 가사를 정확히 맞히면 음식을 맛볼 수 있지만 그렇지 못 하면 출연자들은 쫄쫄 굶는다.

지난 7일 첫 방송 이후 총 4회가 방송됐고 12개의 노래가 문제로 나갔다. 곡은 방탄소년단 'DNA', 볼빨간사춘기 '싸운날', 악동뮤지션 '크레센도', 샵 '스위티', AOA '심쿵해', 타샤니 '경고' 등 다양했다. 그 결과 딱 4번 음식맛을 봤다. 그마저도 배불리 먹어보질 못했다.

방송 26년차 MC부터 개그맨 그리고 아이돌과 래퍼까지 출연자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그런데 이들이 아무리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고 고민을 해도 맞히는 문제보다 틀리는 문제가 훨씬 더 많다. 노래 가사를 못 알아듣는 것이 세대나 분야 탓이 아니라 보는 내내 더 흥미롭다.

이는 출연자들만의 게임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방송을 보는 내내 게임에 동참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동화된다. 마지막 정답 기회를 앞두고는 시청자들에게 정답을 알려주는데, 정답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출연자들이 정답과 오답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모습은 쫀쫀한 긴장감을 준다.

출연자들마다 제각각 알아듣는 기상천외한 가사들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때론 '쿨피스' 등 노래와 전혀 어울리지 않고, 등장할 리도 없는 터무니 없는 가사들을 얘기하는데, 그게 또 정답과 묘하게 발음이 비슷해 웃음을 자아낸다.

출연자 라인업과 이들의 케미 또한 방송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훌륭하게 시너지를 내고 있다.

26년차 베테랑 MC 신동엽은 프로그램 특성상 크게 나서지는 않아도 탁월한 진행능력으로 다양한 출연자들을 한데 아우르고 예능 베테랑 문세윤, 박나래는 소금 같은 존재다. 혜리는 넘치는 흥으로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고 키와 한해는 무난하게 프로그램에 녹아들었다.

김동현은 가장 의외의 인물로 뭘 해도 신선하다. '우리말 겨루기' 우승자 출신이라는 그는 매번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희귀한 오답들을 내놓아 구박을 받는데, '심쿵해' 때는 아무도 알아듣지 못한 가사 '딱'을 들어놓고도 최종 정답에서 외면받는 등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음식이다. 메인 요소는 아니지만 매 라운드마다 등장하는 음식은 군침을 돌게 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도레미 마켓'은 게스트에 의존하지도 않고 출연자들의 사연이나 말장난에 기대지도 않는다. 이미 그런 류의 예능은 많다. '도레미 마켓'은 '먹자판+춤판+놀자판 3박자를 갖춘 먹방음방쇼'라는 자칫 거창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슬로건을 4회까지 우직하게 보여주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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