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여전한 신치용 리더십…또 정상으로 이끌다


챔피언결정전 직행, 7연속-통산 8번째 패권 노린다

[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가 V리그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삼성화재는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6라운드 남은 3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정규시즌 1위를 확정,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1위 수성에 여러 번 고비가 있었다. 우선 주전 라이트 박철우가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해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박철우를 대신해 라이트를 맡았던 김명진도 허리를 다쳐 시즌 아웃 위기를 맞았다. 또한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리베로 이강주도 슬럼프에 빠졌다. 그 뒤를 받쳤던 김강녕은 군에 입대했다.

전력 누수가 있었지만 전통의 강호 삼성화재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강녕의 빈자리는 오프시즌 한국전력과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곽동혁이 메웠다. 곽동혁은 이강주를 제치고 주전 리베로로 뛰며 리시브 라인의 중심 축을 맡았다.

김명진도 부상에서 회복, 시즌 아웃 우려를 벗어던지고 팀에 힘을 보탰다.

최고 외국인 선수 레오의 활약도 절대 빠질 수 없다. 삼성화재에서 3시즌째를 보내고 있는 그는 올 시즌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과시했다.

레오는 그동안 공격력과 견줘 블로킹이 조금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가로막기 능력까지 갖췄음을 증명했다. 2일 현재 지태환(80개)에 이어 68개의 블로킹을 기록, 팀내 블로킹 2위다.

이런 다재다능함으로 레오는 올 시즌 V리그 데뷔 후 처음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이후 4번을 더해 모두 5차례를 기록했다. 레오는 트리플크라운 부문에서도 시몬(OK 저축은행) 쥬리치(한국전력, 이상 4회)에게 앞서고 있다.

▲진정한 강자, 연패가 없는 팀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정규시즌 팀 운영에서 연패를 가장 경계한다. 다른 팀의 사령탑도 마찬가지겠지만 신 감독은 "연승보다 연패를 피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한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2연패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다.

보통 긴 연승 뒤에 연패가 따라올 가능성이 높다. 삼성화재는 8연승과 7연승을 각각 한 번씩 기록했는데 연승이 끝난 다음 경기에서 어김없이 승리를 거두며 신 감독의 걱정을 덜어줬다.

신 감독이 꼽았던 올 시즌 위기는 1라운드 때 있었다. 지난해 11월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이어 11월 6일 연이은 원정경기로 LIG 손해보험을 만났다.

당시 삼성화재는 2-1로 앞서고 있다가 4세트 듀스 접전 끝에 상대에게 세트를 내줬다. 마지막 5세트에서도 14-1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또 다시 듀스까지 끌려갔다. 결국 삼성화재는 18-16으로 세트를 따내며 승리, 연패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신 감독은 "만약 그 때 LIG 손해보험에게 잡혔다면 시즌 출발이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삼성화재는 이 경기를 시작으로 8연승으로 내달리며 시즌 초반 독주체제를 갖출 수 있었다.

▲챔프전 'V8'을 위해 달린다

신 감독이 정규시즌 1위에 오르기 위해 신경을 쓴 것은 챔피언결정전 준비를 위해서다. 신 감독은 "챔프전 직행 티켓을 못 얻을 경우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신 감독의 이런 모습을 두고 '엄살'이나 '몸 사리기'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렇지만 신 감독은 주변의 그런 얘기에 신경쓰지 않는다. 지난 1995년 신생팀이던 삼성화재 지휘봉을 잡은 다음부터 흔들리지 않고 팀을 최고의 위치에 올려놓은 것도 이런 신중함과 치밀함 덕분이다.

삼성화재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프전 우승을 놓친 적은 지금까지 딱 한 번 있었다. 지난 2006-07시즌이다. 당시 삼성화재는 정규시즌 1위에 올랐으나 챔프전에서 현대캐피탈에게 3연패를 당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신 감독은 "당시 두 시즌 연속 현대캐피탈에게 당했던 패배가 팀 운영과 관련해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했다. 신 감독은 당시 챔프전이 끝난 뒤 더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김상우(현 성균관대감독·KBS N 스포츠 배구해설위원) 신진식(현 삼성화재 코치) 등 간판스타급 선수들을 내보내면서 선수단 전체에 자극을 줬다.

신 감독을 비롯한 삼성화재 코칭스태프, 선수들의 목표는 단 한 가지다. 챔프전에서 또 우승하는 것이다. 삼성화재가 이번에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면 V리그 출범 후 8번째 우승인 동시에 7연속 챔프전 우승이 된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기록을 이어가게 되는 것이다. 신 감독과 선수들은 정규시즌 1위가 확정됐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마지막 승부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인천=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여전한 신치용 리더십…또 정상으로 이끌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