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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미, 우리가 알던 트로트가 아니다(인터뷰)


'흔들어 주세요' 발표, 비주얼도 음악도 '젊은 트로트'가 왔다

[정병근기자] 가수도 음악도 지금까지 알던 트로트의 이미지와는 다르다. 특유의 뽕끼를 잘 살리면서도 충분히 상큼하고 발랄할 수 있다. 걸그룹 멤버에서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소유미(23)가 그걸 보여줬다. "어른들이 즐기는 음악이란 편견을 바꾸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소유미는 걸그룹 멤버였다. 2010년 브이엔티(VNT)로 데뷔했고, 2013년부터 키스앤크라이로 활동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어린 나이에 벌써 두 번이나 쓴 맛을 봤다. 세 번째는 아예 방향을 바꿨다. 소유미는 지난달 21일 트로트 앨범 '흔들어 주세요'를 발표했다. 걸그룹과 트로트 사이의 간극은 굉장히 넓게 느껴지지만 사실 소유미는 언젠가는 트로트를 하려고 했다. 다만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빨랐을 뿐이다.

소유미는 '빠이빠이야'로 유명한 소명의 딸이고, 지난해 '매운사랑'으로 '가요베스트'에서 신인상을 받은 소유찬의 동생이다. 트로트 가족인 것.

"갑자기 트로트를 하는 건 아니에요. 아빠가 트로트 가수라 어릴 때부터 보고 들었고, 걸그룹으로 활동할 때도 특기는 항상 트로트라고 했어요. 아이돌이란 장르가 10~20대 때밖에 못 하니까 먼저 도전을 했던 거지 내공을 쌓아가면서 장르에 변화를 주려고 했어요. 그 시기가 조금 일찍 찾아왔을 뿐이죠. 마인드는 그냥 즐길 때와는 많이 달라졌어요. 더 깊이 있게 듣게 되고 그러다 보니 더 좋아지더라고요."

소유미의 트로트 데뷔 앨범에는 '흔들어 주세요', '명품남자', '빠이빠이야' 리메이크 버전이 수록됐다. 세 곡 다 '젊은 트로트'다.

'흔들어 주세요'는 정통 트로트 작법에 세련되고 강렬한 최첨단 EDM(electronic dance music) 사운드를 접목시킨 일렉트롯(electrot)이란 새로운 장르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뽕끼에 트렌디한 비트가 더해져 트로트와 일렉트로닉 댄스 두 가지 느낌을 살렸다. 색다른 시도지만 트로트라는 장르의 정체성은 훼손하지 않았다. 소유미는 목소리는 상큼하지만 깊이 있는 트로트 창법으로 무게 중심을 확실하게 잡았다.

'명품남자'는 '명품 가방보다 그대가 좋아요. 명품 구두보다 그대가 좋아요. 난 정말 그대밖에 몰라요. 당신이 명품 남자야' 등 재미있고 해학적인 가사의 정통 트로트로 복고풍의 전자올갠 사운드와 그야말로 트로트스러운 기타연주가 돋보인다. 성인가요차트에서 무려 250주간이나 톱10에 머물렀던 국민 트로트 '빠이빠이야'는 더 화려하고 강렬해진 사운드로 소유미만의 스타일로 재탄생됐다.

소유미의 트로트가 기존의 트로트와 느낌이 전혀 다른 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섭렵해 온 듀스 이현도의 감각 덕이다. 그는 소유미의 상큼 발랄한 매력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느낌의 소유미 맞춤 트로트곡들을 탄생시켰다.

"평소엔 그냥 삼촌이라고 불러요. 조카처럼 잘 챙겨주시고 뭐든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흔들어 주세요'는 삼촌이 저를 먼저 만나 보시고 저에게 어울리는 곡을 써주신 거에요. 귀엽고 깜찍한 느낌을 살리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곡을 처음 듣고 나서 너무 좋아서 막 웃음이 나왔어요. 이 곡이 제 노래라니 설렜죠. '빠이빠이야'는 아빠의 오랜 무명 생활을 끝내게 해준 의미 있는 곡인데 제가 부르게 됐으니 더 의미가 커졌죠."

오랜 무명 생활을 했던 소명은 걸그룹으로 두 번의 실패를 겪은 딸 소유미를 보며 더 힘들어 했다. 하지만 소유미는 힘든 상황들을 겪으면서도 노력으로 이겨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감명을 받았고 아버지처럼 꿋꿋하게 다시 일어섰다. 활동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르다.

"사실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걸 한 번 더 도전해볼까 싶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게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아직까지는 젊은 사람들에게 트로트는 좀 올드한 느낌인데 어른들이 즐기는 음악이라는 편견이 저로 인해 조금이라도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 더 노력하고 열심히 활동해야죠. 또래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같이 즐길 수 있는 트로트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꼭 아빠랑 오빠랑 합동 콘서트를 하고 싶어요."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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