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마녀보감' 우리가 지켜본 도희의 성장(인터뷰)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권혜림기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는 빚어놓은듯 예뻤다. 작은 체구와 작은 얼굴은 얼핏 여린 소녀처럼 보였고, 마치 보살펴줘야 할 동생을 마주한 느낌도 풍겼다.

하지만 또렷한 눈매로 상대를 바라보며 야무지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모습에, 배우 도희에 대한 이미지는 일순간에 뒤바뀌었다. 그에게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던 윤진과도, 주말드라마 '엄마' 속 사랑스러운 콩순이와도 다른 오묘한 분위기가 있었다. 수줍어하는듯 하다가도 강단이 읽히는 눈빛, 낯을 가린다면서도 어느덧 장난스럽게 일상을 풀어놓는 미소는 상대를 매료시키기 충분한 매력이었다.

지난 7월16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마녀보감'(극본 양혁문, 연출 조현탁)에서 도희는 거리의 사기꾼 소녀 순득 역을 맡아 시청자를 만났다. 혜성처럼 나타나 호평을 이끌어냈던 작품 '응답하라 1994' 이후, 도희는 어느덧 대여섯 편의 작품들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의 재능을 알려왔다. '마녀보감'이 첫 번째 사극이었지만, 다행히도 SF 장르의 퓨전 사극이었던지라 말투나 억양 연기에서 오는 어려움은 덜 수 있었다는 것이 도희의 이야기다.

"사극이 처음이라 긴장했는데, 우리 작품이 정통 사극은 아니었잖아요. 물론 극 중 궁에 계시는 분들은 사극 말투를 썼어야 하지만 저처럼 저잣거리에 나와 있는 인물은 그렇지 않았으니 다행이었어요.(웃음) 아직 제가 표준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고 자신있게 말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요."

극 중 그가 연기한 순득은 허준(윤시윤 분)과도, 요광(이이경 분)과도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자랑한 캐릭터였다. 특히 극의 말미엔 요광과의 풋풋한 로맨스까지 그려지면서 더 큰 호응을 얻었다. 도희는 "처음엔 허준과 순득의 '케미스트리'를 노렸는데, 생각도 못한 요광과의 호흡까지 생겨 좋았다"며 "두 인물과의 '케미'에 모두 만족한다"고 말한 뒤 웃어보였다.

"사실 그 '케미'라는 것이, 만들려고 노력해도 안 될 때가 있고 우연히 생겨나기도 하잖아요. 허준, 서리(김새론 분), 요광, 순득의 호흡이 좋았다고 하는 분들이 계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그 안에 제가 들어있다는 점이 기쁘더라고요. 드라마에 약간 어두운 면도 있었는데, 함께 살려야 할 신을 재밌게 살려가면서 촬영했어요. 스태프 분들도 '너희 참 잘 어울려'라고 이야기해주셨으니 참 다행이었죠."

사실 순득 역은 다른 인물들과 달리 드라마의 5화부터 새롭게 투입된 캐릭터였다. 이미 호흡을 맞춰 온 동료들보다 늦게 현장에 뛰어들어야 했던 만큼 부담감도 남달랐을 법했다. 이에 대해 도희는 "부담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며 "내가 혹시라도 이방인이 되지는 않을지, 그 분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저는 솔직히 사극을 해 본 배우도 아니었고 베테랑 배우도 아니잖아요. 그런 걱정이 있었는데, 우선 다행이었던 건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오히려 저에게 '너무 반갑다'고, '너무 기다렸다'고 해주신 거였어요.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죠. 어느새 걱정을 잊고 즐기며 촬영할 수 있었어요. 시청자들도 '쟤 뭐야?'하는 반응 없이 잘 봐주신 것 같고요. 조금씩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했죠."

그룹 타이니지의 멤버로도 활동했던 도희는 그룹의 해체와 관련해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름을 알리고 인기가 높아지며 겪는 성장통인 셈이었다. 어느덧 데뷔 5년차가 된 도희에게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더 강해지진 않았는지 물었다. 도희는 "겪고 나니 견디는 방법을 알게 되더라"고 힘들었던 당시를 떠올렸다.

"데뷔를 한 지 벌써 4~5년이 됐어요. 당시 루머 같은 것을 처음 경험했는데,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라 더 충격을 받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이겨냈다기보다는 겪어내고 나니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들어요. 그렇다고 해서 이 일을 포기할 것은 아니니, 견디고 이기는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하게 되죠. 조금씩 무덤덤해지더라고요. 시기가 지나니 (소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었다는 점을 알아주는 분들도 있고요. 위로해주시는 분들도, 제 편이 되어 주시는 분들도 댓글을 통해서나마 만날 수 있었어요. 위로 받으면서, 괜찮아지고 있다고 느꼈어요."

도희는 지난 2015년 개봉작인 영화 '은밀한 유혹'을 통해 영화 현장에서도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드라마 뿐 아니라 영화 작업에도 욕심이 난다는 그는 "영화나 드라마나, 연기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할 줄 알았는데 영화 현장은 또 굉장히 다르더라"며 "또 한 번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었다"고 답했다.

최근 도희의 일상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존재는 강아지 몽구다. '은밀한 유혹'에서 극 중 늘 안고 있었던 강아지의 새끼다. 촬영 중 정이 많이 들었던 강아지를 보러 훈련소에 갔다가, 강아지의 임신 사실을 알고 새끼 중 한 마리를 분양받았다. 미리 분양을 약속하고, 몽구가 태어난 후 3개월 간 어미와 있도록 둔 뒤 집으로 데려왔다. 도희는 "그 3개월 간 몽구가 너무 보고 싶어 어미와 함께 있는 강아지를 자주 보러 갔었다"고 말한 뒤 웃어보였다.

"첫 영화를 찍을 땐 제가 너무 모르는 것이 많은 상태였기 때문에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 많아요. 그래서 더 해보고 싶고요. 물론 여전히 어렵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잔잔한 내용의 영화도, 범죄 스릴러 장르도 좋아해요. 촬영을 하며 고생을 많이 하고 싶어요. 그런 모든 것이 저에게 공부가 되는 것 같아요."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마녀보감' 우리가 지켜본 도희의 성장(인터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