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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소설 '복희누나' 인기, 섬세한 대본-감각적 연출의 힘


[김양수기자] 빛 바랜 사진 속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KBS 2TV TV소설 '복희 누나'의 반응이 뜨겁다.

'복희누나'는 지난 10일 수도권 기준으로 자체최고시청률 14.7%(AGB닐슨)를 기록하며 방송 3사 아침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1965년부터 1980년대까지 굴곡진 현대사를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아온 주인공 복희와 그녀를 둘러싼 인물 군상의 모습들을 지켜보며 추억에 잠기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는 것. 최근엔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소회와 부모님과 함께 드라마를 보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쓴 감상평 등이 홈페이지 게시판에 줄을 잇고 있다.

시청자들은 '현재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 중 최고다' '눈물로 지새웠던 지난 시절의 노래가 나와 저녁에 다시보기로 또 봤다' '나이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것처럼 이해가 된다. 정말 감동이다'라며 호평을 늘어놓고 있다.

이 드라마의 인기비결은 섬세한 필체로 써내려간 대본과 관록 있는 연출에 있다. 순수로의 회귀를 기획의도로 삼아 정교하게 집필된 이금림 작가의 대본에는 직접 그 시절을 살아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디테일한 설정들로 가득하다. 닭 깃털로 김에 참기름을 발라 굽고, 박인환 시인의 시 '세월이 가면'에 곡을 붙여 노래부르는 장면 등은 TV소설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다.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는 문영진 PD 역시 젊은 연출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시대극의 미덕을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예전 동네잔치에 빠지지 않던 각설이들의 품바타령을 세트 안으로 불러들여 작품의 흥을 돋우는 한편, 방에 걸려있던 메주들을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소품에서 벗어나 계절에 맞게 걸기도 하고 치우기도 하는 등 작은 변화까지 세심하게 챙기고 있는 것.

원로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있는 대본과 노련한 PD의 충실한 연출이 만난 TV소설은 감각적인 로맨틱 코미디, 막장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한다. 아울러 특정 장르에 편향되었던 한국드라마의 토양을 넓히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KBS는 아침 후속드라마 역시 TV소설 포맷의 시대극을 준비하고 있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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