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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6가지 의문에 대한 답…왜 13년 침묵했나


왜 돌연 美 시민권 따고 13년 만에 마음 바꿨나

[정병근기자] "전 제가 피해자인 줄 알았다. 그냥 그 문제에서 도망가고 싶었다. 그게 가장 바보 같았다."

유승준이 병역기피 혐의로 입국금지 조치를 받은 뒤 13년 만에 직접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19일 오후 10시30분부터 70여분간 아프리카TV를 통해 2002년 갑자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전후 사정과 13년간 침묵한 이유 등에 대해 말했다.

유승준의 군대 관련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던 2000년부터 그간의 심경까지 주요 상황별로 그의 말을 정리했다.

"군대 꼭 가겠다"는 말은 어떻게 시작됐나

병역 얘기는 2000년 무렵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기사로 처음 나오게 된 사연은 이렇다. 활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올라가던 중에 갑자기 한 기자분이 나타나시더니 "체격도 좋은데 군대 가야지?"라고 하셔서 "예 가야죠"라고 했다. 이어 "체격도 좋은데 해병대 가도 되겠네?"하시길래 "그것도 괜찮죠"라고 말하고 집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다음날 신문 1면에 제가 자진 입대를 하겠다는 기사가 났다.

그 기사 이후 라디오나 방송에서나 대단한 결정을 했다며 군대 관련 질문을 계속 받았다. 거기서 나중에 생각해본다고 할 수가 없었다. 또 군대에 거부 반응은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늘 가야한다고 생각했고 가려고 했다.

그러다 5집 앨범을 준비하면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다가 무대에서 떨어져 허리 부상을 당했다. 병원에서는 디스크가 있는데 놔두면 더 병이 커지니까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당장 크게 아프지 않아 안 받겠다고 했다. 그러다 아버지가 오셔서 이건 단순히 가수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이 걸린 문제니 수술을 하라고 설득하셨고 수술을 받게 됐다.

그런데 병역기피 의혹 기사가 나더라. 이해가 안 됐다. 그래서 군대는 꼭 갈 거라고 더 얘기했다.

일본 공연을 갔다가 왜 갑자기 미국으로 갔나

2001년 10월 아버지께서 미국 시민권 신청을 해놓았고 인터뷰가 있으니 들어오라고 하셨다. 전 군대에 가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그 인터뷰에 참석하지 않았다. 영주권자에게 시민권 주겠다고 하는데 거절하면 다시 받기가 힘들다. 그래서 전 곧 군대에 가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시민권 인터뷰 날짜가 또 나왔다고 하셨다. 그 기간이 2002년 1월 일본 공연 직후였다.

시민권을 받을 생각으로 간 건 아니다. 전 출국 전까지 흔들림이 없었다. 아버지께서는 군대에 가기 전 인사하러 온다고 생각하고 미국으로 오라고 하셨다. 일본에서 갑자기 티켓팅을 한 게 아니라 출국 전 이미 미국까지 간다고 얘기를 했다.

미국 시민권을 받게 된 결정적 계기는

한국에서 활동을 하면서도 한국에 대한 기억이 없다. 미국 영주권자라 1년에 6개월은 미국에 머물러야 했다. 한국에 오면 비행기 내리자마자 일이 시작되고 돌아가는 비행기 타는 순간에도 메이크업도 못 지웠을 정도다. 한국에 머무는 6개월간 매일 스케줄 10개 이상을 서화했다. 아는 음식점조차 없었다. 처음엔 성취감도 있었지만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이런 말을 하면 안 되지만 군대에 가서 좀 쉬고 싶었다. 소용돌이 같은 곳에서 벗어나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이유에서도 꼭 가려고 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절 설득하셨다. 가장 큰 문제는 가족들 모두 미국에 기반이 있다는 거였다. 또 당시 기획사와도 앨범을 2장 더 내는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제가 20살 때부터 부모님을 모셨기 때문에 일도 계속 해야 했고, 회사에도 직원이 수십 명 있었는데 연예인이 저밖에 없었다. 제가 일을 그만 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버지는 군대를 고집하는 게 이기적일 수 있다고 하셨다.

되돌아 보면 정말 정신이 없던 시절이다. 제가 너무 부족했고 모든 걸 감당할 만큼 성숙하지 못했다.

시민권 취득 후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상황

당시만 해도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았고 한국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자세히 알지 못 했다. 뉴스에서 얘기들이 나오니 빨리 가서 어떻게 된 상황인지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었고, 도착하자마자 기자회견을 할 수 있게 준비했다. 그리고 한국행 비행이게 올랐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비행기에서 내리니 기자분들이 비행기 바로 앞까지 와 계시더라. 내리자마자 경호원 같은 분들이 양쪽에서 절 잡으셨고 기자분들은 빨리 심경을 얘기하라고 하셨다. 전 어안이 벙벙했다. 그렇게 출입국 통과하는 데까지 왔고 여권을 보여달라고 하더라. 그랬더니 입국이 금지됐다고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다. 당황스러웠다.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았다.

그 후에 그때 계셨던 분들이 종이를 수십 장씩 가져 오셔서 사인을 해달라고 하시더라. 낯설었다. 그냥 열심히 사인을 했다. 얼마나 정신이 없었냐면 그냥 쉴 수 있으니 쉬자고 생각했다. 그만큼 당시 사태를 몰랐다.

왜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나

미국에 돌아가서도 한참동안 심각한 걸 몰랐다. 녹화를 했었던 방송들이 불발되더라. 그때만 해도 바보 처럼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뒤늦게 전체적인 상황을 보니 생각했던 거랑 달리 모든 게 멀어져만 가더라.

한국에서의 비난 글들은 안 보려고 했다. 한 번은 개그 프로를 보는데 절 소재로 한 코미디가 나오더라. 가족들과 같이 보고 있었다. TV를 끄고 그 다음부터 한국 방송을 안 봤다. 기사도 안 봤다. 한국 분들을 만나면 괜찮냐고 물어보시니까 그럴 때마다 오히려 더 괜찮고 태연한 척 했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한국을 안 보고 살려고 했다. 그래야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전 그런 일련의 것들이 그때까지만 해도 상황 판단이 잘 안 됐고 제가 피해자인 줄 알았다. 마음을 바꾸라고 말을 해준 사람이 와이프 한 명이다. 한국 땅 다시 밟고 싶으면 군대를 가라고 하더라. 그런데 전 그냥 그 문제에서 도망가고만 싶었다. 제일 바보 같았다.

왜 13년 만에 직접 심경을 고백하기로 마음을 바꿨나

작년에 아이들이 가르쳐 준 적도 없는데 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더라. 아이들이 커가면서 학교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들었던 모양이다. 한국 얘기만 나오면 울려고 하더라. 마음이 너무 아팠다. 저 스스로도 언제까지 내 마음을 외면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했고, 아이들에게 제 문제로 상처를 줘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년 7월에 다시 한국으로 귀화해서 군대를 가야겠다고 마음 먹고 지인들에게 연락을 했다. 부모님과 와이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군대에 간다고 얘기했다. 지금 기획사 대표인 성룡에게도 얘기했더니 결정 잘 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저와 연락했던 분이 제 생년월일을 물어보더라. 귀화할 경우 군대에 가는 만 38살 이하는 1980년대생의 경우고 1970년대생은 만 36세 이하여야만 하더라.

(유승준은 '만약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군대에 갈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럴 생각이 있다. 꼭 그렇게 선처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떤 방법으로라도 한국 땅을 꼭 밟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한국 땅을 밟고 싶다. 아이들이 왜 한국에 못 들어가냐고 할 때 제대로 대답을 못 해줬다. 그냥 뭐 잘못을 한 게 있다고 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커가면서 해 줄 말이 없다. 제 문제를 아이들에게 남겨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게 됐다. 또 사람들은 절 코리안 유승준이라고 한다. 제 정체성은 한국의 혈통인데 이래선 안되겠다 싶었다.

유승준의 마지막 한마디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사죄의 말을 드리는 것 죄송하다. 일찍 사죄를 구했어야 했다. 용기가 없어서 쉽게 나오지 못 했다. 늦게나마 여러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전하게 돼서 죄송하다.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다시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 그 이전에 제가 유승준이란 이름을 다시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다. 물의 일으켜서 죄송하다. 많은 허탈감과 실망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전 정말 국민들을 우롱하거나 기만하거나 속이거나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다. 군대에 정말 가려고 했지만...약속을 지키지 못한 일련의 행동과 빨리 뉘우치지 못 한 점 그 점에 대해 말씀드릴 게 없다. 죄송하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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