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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신태용②"바르샤 3인방도 생존 경쟁해야"


남은 5개월 팀 만들기 총력…"나는 틀만 만들어줄 뿐"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2017년 한국 축구는 10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를 치른다. '난놈'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U-20 월드컵에 나선다. 신 감독은 2016 리우 올림픽 8강을 이끈 뒤 A대표팀 코치로 복귀했다가 다시 한번 부담이 큰 U-20 대표팀의 수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역대 최고 성적은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이다. 기본 8강 진출을 예고한 신 감독의 야심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을까. 신 감독의 대답은 "당연하지"였다.

<①편에서 계속…>

신 감독의 고민은 1년 전과 똑같다. 어떻게 하면 최적의 엔트리를 구성해서 대회를 치르느냐다. 많은 선수를 보고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엔트리에 포함되는 선수도, 떨어지는 선수도 모두 내 자식과 같지만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백승호(20), 이승우(19), 장결희(19) 등 FC바르셀로나 유스 3인방의 최종 명단 합류 여부다. 4월에 21명의 명단을 발표하지만 1월 중순 예정된 포르투갈 전지훈련에서 이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3월 JS컵 합류 여부를 결정한다. 최종 모의고사 격인 대회에서 이들이 끼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승우도 와서 경쟁해야죠."

신 감독은 "팀에서 바르셀로나 3인방의 비중이 8대2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2대8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비중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늘 하는 이야기지만 대를 위해 소가 희생해야 한다. 소가 대에 묻어 들어와야 하지 않나. 이들의 얼굴도 모르고 마주했던 적도 없다. 잘 몰라도 경기 영상이야 봤기 때문에 대략은 안다"라며 특별한 존재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앞서 대표팀을 경험하면서 선수들과 이질적인 문화도 사라지는 등 또래 특유의 모습을 보여줘 적응에 문제가 없다며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여론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특히 '리틀 메시' 이승우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그래도 신 감독은 "(이)승우가 있어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안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니 어느 정도는 활용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성적이 나오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라며 어느 정도는 최종엔트리에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렇지만, 특정 개인에 쏠리면 팀이 무너지는 것을 잘 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재능을 활용하면서도 팀에 녹이는 데 힘을 기울였다. 신 감독은 "분명한 것은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우의 기량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관심도 많이 받을 것이다. 그럴수록 좀 더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라며 개성과 조직력이 하나로 섞인 팀을 만드는데 역량을 쏟겠다고 답했다.

그래서 포르투갈 전지훈련은 투쟁의 장이다. 리스본에서 1차 훈련을 하고 자동차로 1시간 반 거리인 인근 트로이아에서 2차 훈련을 한다. 그는 "제주도 전지훈련은 '놀이'였다. 살살 하면서 선수들의 기를 살려줬다. 그렇지만 포르투갈은 전쟁터가 될 것이다. 세세하게 지적을 하면서 팀을 만들 것이다. 그 정도로 생존하겠다는, 내가 이렇게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 3인방 역시 이 경쟁에서 자신의 능력을 뽐내야 한다. 신 감독의 최대 고민이 '조직력 극대화'이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선수 개인의 능력을 잘 활용해 조직력 극대화에 집중해야 한다. (이)승우가 와서 하는 것을 보고 계획을 조금 틀 수도 있지만 얼마나 팀을 잘 만드느냐에 집중해야 한다"라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골몰하겠다고 했다.

◆"나는 틀만 만들뿐, 모든 것은 선수들이 알아서"

큰 골격은 다 잡았지만, 혹시나 모를 선수를 보고 싶은 욕심은 여전하다. 신 감독은 "(포르투갈에 제주도 소집 인원 35명이) 다 가는 것은 무리다. 그렇지만 계속 선수를 보고 싶다. (K리그나 대학) 동계 훈련이 끝난 뒤 또 어떤 선수가 갑자기 튀어나올지 모르는 일 아닌가"라며 가능성을 최대한 보겠다는 뜻을 보였다. 대회는 5월이고 시간은 부족해도 소속팀에서 경기를 치르다 보면 재능이 뿜어져 나오지 말란 법도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좀 더 과거와 비교해 나은 점은 K리그 유스시스템이 체계가 잡히면서 성장해 대표팀에 온 선수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더 많이 배워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만족 가능한 수준의 선수들이 증가했다는 점은 다행이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말을 참 잘 듣는다. 그러면서도 하려고 하는 것은 또 한다. 한참 민감한 세대 아닌가. 이 시절에 얼마나 잘 잡아주느냐가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했다.

선수들도 신 감독이 제시한 가능성에 희망을 품는 분위기다. 2015년 17세 이하(U-17) 대표팀으로 월드컵을 경험하며 상위 대표팀으로 살아 올라온 김진야(대건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한 발 더 나가면 큰 발전이 있을 것이다"라며 도전에 대해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FC서울에 입단하는 윤종규(신갈고)도 마찬가지, 그는 "감독님의 공격적인 전술은 내게도 맞다. 선수들과도 대부분 친하고 벽을 만들지 않고 토론하는 분위기도 익숙하다. 그런 상황에서 창의적인 전술도 나온다. 가끔은 생각하지 못했던 장면을 만들면 재미가 있더라"라며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 감독도 선수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며 기량이 발휘되는 것을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그는 "(20세면) 성인이다. 나는 틀만 살짝 만들어주고 모든 판단은 선수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다. 서로 토의하고 경쟁하면서 발전을 이끌어야 팀에도 도움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론을 강조했다. 이 덕분에 연습 경기 시작과 하프타임, 경기 후에는 선수들이 작전판과 전술 배치표를 보면서 서로 토론하는 하는 장면은 익숙한 문화가 됐다.

홈에서 기본은 하고 싶은 신 감독이다. 16강은 당연하고 8강은 일단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후는 신 감독도 모른다. 토너먼트의 특성상 모든 것이 벼랑 끝 승부라는 것을 잘 안다. 장신 골잡이가 없는 것이 가장 아쉽지만, 팔색조 전술로 기적을 노린다.

그는 "나로서는 23세 이하 팀 자원과 비교하면 선수가 없다고 봐야 하는 것이 옳다. 그렇지만 기본 골격은 갖춰져 있으니 발전이 중요하다. 내 축구는 앞에서 상대 수비와 싸워 주면서 뒤에서 정확하게 연결하는 방식이다. 일단 최대한 선수를 찾아보고 그래도 보이지 않으면 전술에 변화를 주겠다"고 했다. 한정된 자원 안에서 최대한 승부를 내겠다는 각오였다.

<끝>

조이뉴스24 서귀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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