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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장' 권순태, 이동국 리더십만 믿는 이유


정강이 피로 골절 부상으로 수술대 올라

[이성필기자] 전북 현대 주장이자 골키퍼 권순태(32)는 2006년 신인 신분으로 나선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맛봤다. 전북에 '역전의 명수'라는 별칭이 붙는 데 있어 권순태의 신들린 선방은 결정적이었다.

그런 권순태는 10년 뒤 다시 한번 우승을 맛봤다. 신인에서 주장으로 격상, A대표팀까지 오가는 상황에서 전북에 두 번째 아시아 정상을 맛보게 했다.

1일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미디어데이에 나선 권순태는 알 아인(UAE)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원정 경기부터 되짚었다.

권순태는 정강이 피로 골절 증세를 참고 뛰었다. 그는 "2차전은 원정이었기 때문에 100% 실력을 발휘하는 게 쉽지 않았다. 경기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심판이 50대50으로 판정을 내렸다면 우리 실력이 더 올라갈 수 있었을 것이다. 홈 텃세도 느꼈고 심판 판정도 어려웠다"며 쉽지 않은 경기였다고 복기했다.

당시 전북은 홈 1차전에서 2-1로 이겨 원정에서 비기면 우승이었다. 실제로 1-1로 비겼다.

그는 "전반전은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흘러갔다. 감독님은 모든 것을 준비해 대응하셨다. 나 역시 선수들에게 이런 경기를 하면 안 된다. 다부지게 해야 한다고 했다고 했는데 오히려 하프타임에는 잔소리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 개인적인 욕심으로 경기 흐름을 그르칠 수 있어 그렇다"라고 말했다.

2011년 전북의 준우승 당시 권순태는 상주 상무를 통해 군복무 중 휴가를 나와 알 사드(카타르)전을 지켜봤다. 승부차기로 패하는 선수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는 권순태는 "정강이 부상은 핑계다. 무조건 이기고 싶었다. 5년 전 (준우승) 아픔이 떠올라서 또 느끼고 싶지 않았다. 무리해서 뛰었다. 다리에 경련이 난다고 티를 내는 것은 상대방에 약점을 노출하는 것이다"라며 투혼을 발휘했던 이유를 전했다.

오는 6일 권순태는 수술대에 오른다. 클럽월드컵 출전은 좌절됐다. 공교롭게도 2006년 당시 6강에서 만났던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 재대결이다. 아메리카는 북중미 챔피언스리그 7회, 멕시코 리그 12회 우승팀이다.

그는 "당시 클럽 아메리카를 만나 느낀 것은 빠르고 섬세하고 결정력도 좋고 선수들이 통통 튄다는 느낌이었다. 공격수들이 뛰어올 때 압박감이 다른 팀보다 컸다. 멕시코 대표팀의 오초아 골키퍼도 있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한국전에 뛰었던 블랑코도 있었다. 결과는 0-1로 졌지만 더 실점할 수도 있었다. 10년 전이지만 조직력도 탄탄했다. 벽과 싸우는 느낌이었다"라며 쉬운 상대가 아님을 강조했다.

큰 경기에서 리더십은 누가 발휘할까, 권순태는 "클럽월드컵을 나가지 못하는 것은 정말 아쉽다. 욕심을 내고 싶었다. 그러나 이 욕심이 내년에 더 큰 여파로 이어질 수 있어서 고민했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주장 완장은 (이)동국이 형이 차고 클럽월드컵에 나갔으면 좋겠다. 그런 무게감은 형님이 더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1㎏밖에 못해도 형은 1백㎏, 1천㎏도 감당할 수 있다"라며 믿음을 보였다.

조이뉴스24 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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