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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작가 김명정 "'내귀에 캔디'가 '썰전'을 못넘은 이유"(인터뷰②)


"'길라임' 주제로 노래 만드는 B급 예능 어때요?"

[김양수기자] 언젠가부터 관찰예능은 육아예능, 음악예능과 함께 대한민국 예능을 대표하는 예능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인가구 500만 시대에 등장한 '혼족예능'은 관찰예능의 범위 안에서 뜨겁게 사랑받고 있다.

2013년 MBC '나 혼자 산다'는 '나홀로족'에 집중한 일명 '혼족예능'의 시초다. 그리고 올해 첫선을 보인 tvN '내 귀에 캔디'와 SBS '미운 우리 새끼'는 한층 진화됐다. 혼자 사는 '독거남녀'들의 일상을 단순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밀친구 '캔디'와 교감하고 소통한다. 또한 그들의 삶을 '영원한 내편' 엄마의 시선으로 지켜보기도 한다.

연예인들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지켜보는 것은 일종의 다큐다. '나 혼자 산다'와 '내 귀에 캔디' 등을 기획한 김명정 작가에게 2013년 '나 혼자 산다'를 처음 기획했던 당시를 물었다.

그는 "배우 이성재의 집에 놀러가서 착안한 기획이다. 주변에선 혼자 사는 사람을 지켜보는 게 뭐 그리 재미있겠냐고 만류했다. 하지만 전략적인 코미디는 없지만 공감대 형성과 소소한 웃음은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 '혼족예능'의 발전형인 '내 귀에 캔디'를 선보였다. 그는 "예전엔 친구가 진통제였다. 비밀을 지켜주고 고민도 들어주고. 그런데 요즘은 맘을 털어놓을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 익명의 캔디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현장 몰입력은 좋았지만 그들만의 속삭임이 지금 시대에 확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출연자의 반복도 아쉬운 부분"이라며 "시국이 시국인지라 '썰전'(JTBC)을 넘기는 힘들었다. 나라가 흔들리는 마당에 둘만의 속삭임이 언뜻 달콤해 보이긴 해도 당장 나에게 필요한 진통제는 아니었으니까"라고 패인을 신랄하게 분석했다.

'내 귀에 캔디'는 지난 10일 방송을 끝으로 시즌1을 마감했다. 시즌2 컴백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는 리얼버라이어티에서 가장 중요한 대본의 존재여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불신의 시대엔 '진짜' 진짜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가짜는 귀신처럼 알아챈다"며 "관찰예능에 대본이 있다면 신뢰성을 잃을테고, 난장 토론에 플롯이 있다면 매력이 없을거다. 그래서 우리는 물꼬만 터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요즘 생각하는 소재는 진짜 리더들의 솔직한 속내 듣기다. 그는 "리더가 부재한 요즘, '뉴스룸'에 나올 법한 각계각층의 리더들을 모아놓고 시원,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어떨까"라며 "그 어떤 거창한 프로젝트보다 호소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야구와 예능의 공통점은 타격이 아닌 타이밍이다. 현재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게 뭔지, TV에서 뭘 보고싶은지 시류를 읽는 게 중요하다. B급 뮤지션들이 모여 '지지송(지구를 지키는 노래)'을 만드는 건 어떨까. '길라임'을 주제로 노래를 만들고, 직설적이고 시원하게 썰(이야기)도 풀고. 포장은 웃기지만 가시가 숨겨져 있는 프로그램이면 좋겠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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