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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김병지 은퇴 선언 "내 소신대로 간다"


SNS에 장문의 글 올려 "격려와 갈채 받으며 떠나고 싶다"

[이성필기자] '철인' 김병지(46)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김병지는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은퇴를 알렸다. 장문의 글에서 김병지는 "나를 기억하는 모든 분께 거듭 감사드린다. 실력이란 하루아침에 연마할 수 없듯이 경기력 또한 쉽게 노쇠하지 않지만, 또 다른 출발을 위해 마음의 정리를 공표할 명분이 생겼다"라며 은퇴의 변을 밝혔다.

김병지는 지난 1992년 울산 현대를 통해 K리그에 입문해 2015년까지 무려 24년 동안 프로선수로 뛰었다. 통산 706경기를 뛰며 K리그 최다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골키퍼로는 드물게 3골도 넣으며 '골 넣는 골키퍼'로도 명성을 높였다.

울산 현대(1992~2000년), 포항 스틸러스(2001~2005년), FC서울(2006~2008년), 경남FC(2009~2012년), 전남 드래곤즈(2013~2015년) 등 총 5팀을 거치면서 최우수선수(MVP) 1회를 차지했고 베스트11에도 네 번이나 올랐다. 국가대표로 61경기를 뛰었고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에 제2의 골키퍼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그는 "선수로서 오롯이 보낸 35년여를 이제는 추억으로 저장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와 갈채를 받으며 떠나고 싶다. 이미 마음에서의 은퇴는 2008년 허리수술을 하면서부터였다"고 고백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남과 재계약하지 못하며 새로운 팀을 찾으려 애를 썼지만 결국 무적 선수로 남게 됐고 은퇴를 선택했다. 김병지는 "지금 나는 내리막이 아닌 새로운 오르막길 위에서 기쁜 마음으로 외친다! 나 떠난다! 내 젊음이 머물었던 녹색그라운드! 내 청춘이 물든 곳! 사랑한다 K리그! 더욱 더 발전해 보자!"라며 글을 매조지했다.

◆다음은 김병지가 페이스북에 남긴 은퇴의 글 전문

그동안 고마웠다...

시간을 거슬러 잠시 생각을 되짚어 본다.

이 순간 내 머릿 속 파노라마들을 글로 풀어 내자니 그 길었던 시간 무수히 많은 기억들을 어찌 들려줄까..? 책이라도 쓸까? 연재를 해볼까? 싶다가,

근간 바쁜 일정 탓에 이도저도 말고 그저 맘 가는 대로 몇 자 적어 내 뜻을 전해 본다.

나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의 머리에 가슴에 고스란히 기억 되어 있을 내가 있으니...내 선수로서의 삶은 괜찮았다라고... 생각 하며.

게다가 나의 세 아들 또한 골문 앞의 아빠를 기억해 주니 이 얼마나 감사한가! 나는 진정 행복한 선수였다...

팬들이 만들어 준 수식어 또한 여러가지! 그 만큼 관심 받았다는 의미일것이다.

현재 내가 가져 가는 행복의 크기는 마음에 있는 것이라서 많이 깊고 크다.

이에 나를 기억하는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

실력이란 하루 아침 연마할 수 없듯이 경기력 또한 쉽게 노쇄하지 않지만, 나는 이즈음에서 또 다른 출발을 위해 마음의 정리를 공표할 명분이 생겼다.

다만, 진심으로 미안한 것은 아직도 나를 필요로 하는 인연들이 쉽지 않게 내민 손을 더는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오해를 만들 수도 있겠으나,

한 길 열심히 달려 왔으니 이 정도 외면이나 거절은 이해해주지 않을까...생각한다.

가끔은 나도 평범한 가정의 가장처럼 살고 플 때도 있고, 선수의 자격과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절제 된 시간들을 보내며 할 수 없었던 일들에 대한 도전도 하고 싶다.

선수로서 오롯이 보낸 35여년을 이제는 추억으로 저장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와 갈채를 받으며 떠나고 싶다.

어쩌면! 이 순간 정작 내가 해야 할 말을 우회적인 표현 보다 콕 찔러 말해야 하는데 ^^

은퇴!! 맞다! 이제 은퇴한다!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일이다.

너무나 긴 시간 선수로 지내왔기에 익숙하지 않다.그 간 여기저기 많은 분들께 수도 없이 받아 왔던 질문에 대해 이렇게 일단락 지어 본다.

듣고 싶었던 답이였을지...아쉬움을 주는 답이였을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나는 내소신대로 간다

이미 마음에서의 은퇴는 2008년 허리수술을 하면서 부터였다.

수술을 집도하신 선생님께서 이미 내 아내에게 선수로서의 포기와 마음의 정리를 시켰고,

사실을 감추지 못한 아내는 재활에 안간힘을 쓰던 내게 털어 놓을 수 밖에 없었던...

그러나

좌절을 좌절로 받아 들이지 않고 종전 보다 더 의지와 체력을 다지니 또 다시 열렸던 선수의 길.

그렇다!

무엇을 하든 어떤 조건에 놓이든 의지와 열정이 있다면 넘지 못할 것이 없음을 또 다시 깨닫게 되고,

덤으로 온 지금 나는 내리막이 아닌 새로운 오르막 길 위에서 기쁜 마음으로 외친다! 나 떠난다!

내 젊음이 머물었던 녹색그라운드!

내 청춘이 물든 곳!

사랑한다 K리그!

보다 더 발전해 보자!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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