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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첫 선, 볼거리+메시지 다 잡은 블록버스터


연상호 감독 첫 실사 연출작

[권혜림기자] 한국 영화계에서 처음 시도된 좀비 블록버스터 영화 '부산행'이 칸국제영화제에 이어 국내에서 공개됐다. 재난 영화의 장르적 공식에 신선한 소재와 유의미한 메시지를 무리 없이 결합해내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작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12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제작 ㈜영화사 레드피터)의 언론 배급 시사가 진행됐다.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영화는 한국 상업 영화계에서 주요 소재로 쓰인 적이 없는 좀비 바이러스를 이야기의 중심에 둔 영화로 일찍이 높은 기대를 얻었다. '돼지의 왕' '사이비' 등 애니메이션 작품들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 영화이기도 하다.

극 중 공유는 가족보다 일이 더 우선이었던 펀드매니저 석우 역을, 김수안은 아빠 석우와 함께 부산행 열차에 오른 어린 소녀 수안 역을 맡았다. 정유미는 만삭의 몸에도 위험에 처한 이들을 도우려는 여자 성경으로, 마동석은 사랑하는 아내 성경을 위해 필사적으로 고군분투하는 남성 상화 역을 연기했다.

최우식은 고등학교 야구부 4번타자 영국으로 분했고 안소희는 고등학교 야구부 응원단장이자 영국을 좋아하는 당찬 여고생 진희로 분했다. 김의성은 냉정하고 이기적인 대기업의 상무 용석 역을 맡아 그의 필모그라피 사상 가장 큰 공분을 자아낼 악역에 도전했다.

일에 몰두하느라 딸과는 친밀한 관계를 쌓지 못했던 주인공 석우는 딸의 생일을 맞아 별거 중인 아내를 만나기 위해 부산행 열차에 오른다. 성경과 상화 부부, 영국과 진희를 비롯한 야구부원들, 대기업 임원 용석 등도 각자의 용무로 KTX 열차에 오른다. 그 시간 서울 곳곳에선 배경이 규명되지 않은 폭력 사태가 발생하고, 이들이 탄 열차에는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한 명의 여성이 몰래 탑승하게 된다.

이 여성의 공격을 시작으로 순식간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은 이성을 잃은 채 탑승객들에게 달려들고, 감염을 피한 승객들은 자신 혹은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고군분투가 '부산행'의 주요 골자다.

'부산행'은 재난 영화의 장르적 공식과 좀비라는 소재, 제한된 공간에서의 스펙터클을 무리 없이 엮어낸듯 보인다. 그에 더해 극단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인물들의 갈등과 결집을 통해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지는 데도 성공했다.

감염인들의 등장으로 인해 벌어진 소요와 그 안의 또 다른 갈등은 결국 정의나 도덕에 대한 신념보단 일신의 무사함을 먼저 지키려 드는 인간군상의 모습을 은유한다. 현실 속 특정 사건들을 직접적으로 차용하지 않고도, 비극 속 인간들의 최후 선택을 서사의 주요한 갈등으로 삼아 공감을 자아낸다. 그런 와중에도 몸을 던져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캐릭터들의 등장은 인물의 외양이나 사회적 지위 등이 만들어낸 편견을 보기 좋게 배반하며 교훈점을 시사한다.

한국의 블록버스터 영화에선 처음 재현된 좀비 신들은 어색함 없이 영화의 적재적소에 복무한다. 특히 떼를 지어 쌓였다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감염인들의 모습이나 영화의 막바지 열차의 꼬리를 물고 문 감염인들을 그려낸 장면들에선 할리우드 좀비물 못지 않게 촘촘한 연출이 엿보인다. 공유와 마동석, 최우식이 열차 칸을 가로질러 감염인들과 맞서는 시퀀스는 정통 액션 영화에 비견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그 중에서도 상화 역 마동석의 활약을 빼고 '부산행'의 재미의 재미를 이야기하긴 어려울 법하다. '부산행'을 코믹함과 액션 실력 등 마동석이 지닌 모든 매력을 총망라한 영화라 예고했던 연상호 감독의 말처럼, 그는 재치 넘치는 대사들과 살벌한 액션 시퀀스를 한 몸으로 소화하며 충무로의 보물 배우임을 재입증했다. 웃음과 긴장감은 물론 종국엔 뜨거운 감동까지 선사하는 그의 모습은 '부산행'에 없어선 안 됐을 관전 포인트다.

'부산행'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상영됐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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